채권입찰제 실시 가능해져, 고분양가 권고도 한마디 없어
최근 김포시 고촌면과 풍무동 일대를 중심으로 민간 공급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일대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 걸포면에 분양한 오스타파라곤을 비롯, 고촌 한강 월드메르디앙이 모두 3.3㎡당 1300만원 선의 높은 가격에 분양가를 책정했으며, 앞으로 분양을 앞둔 GS건설의 풍무자이는 이보다 더 높은 분양가를 내걸 예정이다. 심지어 브랜드 가치나 단지규모 등에서 모두 한 수 아래 인 것으로 평가되는 청구도 '과거 명성'을 이유로 3.3㎡당 1300만원이 넘는 가격에 분양가를 책정할 전망이다.
김포시의 분양가 상승세는 실로 폭발적인 부분. 2년 전인 지난 2005년 12월 분양한 고촌면 현대 아파트의 경우 3.3㎡당 1000만원을 넘지 않았으며 지난해 봄 분양한 장기동 반도 유보라빌과 신영지웰, 우미린 등도 가까스로 3.3㎡당 1000만원을 웃돌았을 뿐이다. 하지만 1년 반만에 이 지역에 재개된 분양에서 분양가 상승률은 무려 30%를 넘어서고 있다. 같은 기간 이 일대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10%를 겨우 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최소 두 배 이상의 분양가 상승률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그럼에도 분양 실적은 그럭저럭 양호한 편이다. 앞서 분양한 오스타파라곤과 한강 월드메르디앙은 모두 순위 청약을 마감하지 못했지만 무통장 선착순 분양을 일컫는 '4순위' 청약자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어 조기 계약마감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한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수요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의식도 있어 고분양가 아파트를 바라보는 시장의 눈길은 그리 탐탁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러한 김포시 민간 아파트 고분양가에 따른 수혜는 정작 엉뚱하게 제3자 격인 주공과 건설교통부가 받고 있는 상태. 바로 내년 이후 분양을 준비 중인 김포신도시에서 채권입찰제 도입이 가능해진 때문이다.
올 1.11대책에서 마련된 분양가 상한제 방침에 따르면 기본형건축비와 토지비, 그리고 가산비용을 합쳐 상한 분양가가 결정된다. 그리고 전용면적 85㎡이하 중소형 주택의 경우 상한 분양가를 그대로 적용하되 전매금지 기간이 짧은 전용 85㎡초과 중대형 주택은 주변 시세의 80%선에 분양가를 맞추게 되며, 상한 분양가와 주변시세 80%의 차액에 대해서는 채권 입찰제를 실시하게 된다.
시행사인 토지공사에 따르면 김포 양촌신도시의 조성원가는 3.3㎡당 584만8000원이다. 여를 토대로 분양가를 산정하면 3.3㎡당 800만원대가 나올 것이란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하지만 사업환경과 입지가 비슷한 파주신도시의 분양가를 감안할 때 중소형 주택은 3.3㎡당 800만~900만원 선. 그리고 중대형 주택의 경우 3.3㎡당 900만~1000만원 선이 현실적으로 예측되는 분양가다.
이 때 문제는 바로 주변시세. 최근의 분양 러시가 있기 전 김포시 기존 아파트 매매가는 800만~1000만원 선으로 분양가 상한액과 거의 유사하다. 물론 고촌 동일하이빌 중대형평형이 3.3㎡당 1300만원 선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지만 단 1개 단지에 불과한데다, 지난해 봄까지 신규 분양물량의 분양가도 3.3㎡당 1000만원 선인 것을 감안할 때 자칫 건교부로선 김포신도시에서 채권입찰제를 실시하지 못할 뻔 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 건교부로선 이같은 걱정은 벗어던지게 됐다. 올 신규 분양물량이 잇따라 3.3㎡당 1300만원을 넘어 1400만원에 이르게 된 만큼 채권 입찰제 실시에 장애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입찰제 대상은 상한 분양가가 주변시세의 80%보다 낮은 경우이기 때문에 해석에 따라 채권입찰제 실시가 어려울 수도 있다. 주변시세를 3.3㎡당 1300만원으로 책정할 때 이의 80%는 1040만원 선이므로 이 정도 차액에 대해서는 채권입찰제를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실시 여부는 분양 시점에 가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아꼈다.
하지만 어쨌든 '주변시세'가 껑충 뛰어준 덕에 차액을 '국민채권'이란 준조세 형태로 받을 수 있는 길을 얻게 된 건교부와 그 수혜자인 주택공사는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실제로 건교부는 그간 고분양가 책정 단지에 대해 권고안을 내기도 했으나 김포시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는 상태다.
김포신도시 분양과 민간 아파트 분양을 놓고 저울질 중인 한 김포시 거주 예비청약자는 "결국 김포시 민간 분양이 신도시 분양가란 올려놓게 된 셈"이라며 "정부는 결국 분양가 상한제로 싼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허울만 내세우고 실제 분양가는 다 받고 있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