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트럼프 겨냥 美 러스트벨트 챙기기 본격화

입력 2017-05-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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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안에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미국 100만 개 중소기업 입점하도록 할 것”

▲마윈 알리바바그룹홀딩 회장. 사진=블룸버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의 마윈 회장이 미국 중서부 러스트벨트 챙기기에 나섰다.

마윈 화장은 9일(현지시간) 콘퍼런스 콜에서 미국 중소기업들이 중국에 더 많은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장려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마 회장은 앞으로 5년 안에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미국의 100만 개 중소기업들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 중서부 지역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훌륭한(wonderful)”미국의 러스트벨트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중서부가 중심이며 그곳에는 아주 많은 중소기업이 존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는 3억 명의 중산층이 있고 우리는 외국의 좋은 제품을 필요로 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중서부가 바로 그러한 곳이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마 회장의 이날 발언은 알리바바가 오는 6월 디트로이트에서 주최할 미국 농·산업 수출 관련 콘퍼런스를 앞두고 나왔다. 알리바바는 내달 콘퍼런스를 통해 미국 기업의 중국 수출을 장려할 계획이다.

앞서 마 회장은 지난 1월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향후 미국 내 일자리 100만 개 창출을 약속해 트럼프로부터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미국 중서부 제조업 쇠락지역인 러스트벨트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에 주효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미국 제조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이 지역의 경기가 위축됐다. 이 지역 주민들은 미국으로 다시 일자리를 돌려놓겠다는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

전문가들은 마 회장이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러스트벨트의 소상공인들과 보수백인이 다수인 농업계에 중국 시장 진출 통로를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는 동시에 더 많은 고객을 알리바바에 유치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알리바바는 향후 10년간 전자상거래 플랫폼 고객을 20억 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가 있으며 미국 내 100만 개 일자리 공약은 이를 실현할 계획의 일환이라고 FT는 평가했다.

최근 수개월간 다양한 업종의 기업인들이 트럼프의 환심을 사려고 일자리 창출과 미국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아마존이 향후 18개월 동안 1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약속했고 월마트는 연말까지 3만4000명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선언했다.

에버코어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과 중국 관계의 긴장 가능성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마 회장의 이러한 구애 전략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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