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평의 개평(槪評)] 대통령에게 바라는 세 가지 ‘통합(統合)·소통(疏通)·청렴(淸廉)’

입력 2017-05-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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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 차장

대한민국 헌정사상 대통령 파면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뒤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0% 이상의 득표율로 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2위 후보와는 직선제가 처음 도입된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 이래 가장 큰 격차이다.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로 깊은 상처를 받은 국민들이 개혁과 통합의 염원을 이번 대선에 표출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출범한 문재인 정권은 그 어느 대통령보다 어깨가 무거운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핵 정국과 대선 기간을 거치면서 분열된 국론을 통합(統合)해 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국민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로 촛불시위, 국회 탄핵소추, 헌재 판결 등을 거치며 분열과 갈등을 숱하게 겪었다. 더욱이 탄핵이 임박한 시점에서는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간 대립각이 격화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우려감까지 낳았다. 이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 심지어 천륜 관계인 부모와 자식이 서로 등을 지는 사례도 들렸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분열을 깨부수고 분노와 갈등을 풀어야 한다. 대한민국을 대통합하는 첫 단추를 꿰어야 그 다음 단추를 꿸 수 있다. 국민 통합 없이는 경제 회복도, 정치 발전도 어렵다. 문 대통령이 어떻게 국민 대통합을 이뤄낼 것인가가 모든 국민의 관심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더불어 국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疏通)도 필요하다. 박 전 대통령의 실패 원인에는 집권 초기부터 지적된 불통(不通)이 첫 씨앗이었다. 말과 소통은 민주 정치의 핵심이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4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언론과 국민으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이 불통이었다. 어찌 보면 작금의 사태를 불러온 것 역시 국민과 소통하기보다는 비선(秘線)하고만 내통한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이런 점에서 비춰볼 때 문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과 정부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듣는 자세를 끝까지 잊어서는 안 된다.

정권마다 불거지는 온갖 비리를 척결하기 위한 청렴(淸廉)의 자세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역대 정권 중 비선실세나 친인척 비리에 연류되지 않은 대통령은 없었다. 과감하게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청렴한 국정운영을 실천하기를 바란다.

2017년 5월 대한민국이 처한 국내외 상황은 엄중하다.

국내적으로는 여전히 소비심리가 바닥을 기고 있고, 민생 경제는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다. 북핵문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등 대외적 리스크는 더 심각하다. 미국과 중국(G2)은 호시탐탐 우리나라를 노리고 있고, 북한 도발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 시기에 한 발짝이라도 잘못 내디디면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는 추락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새 대통령이 올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대한민국의 운명도 확연히 갈릴 것이다. 혼란 기간을 최대한 줄이고 하루빨리 무너진 국정(國政)을 정상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부디 문 대통령이 초심을 잊지 말고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가장 뛰어난 통합, 소통, 청렴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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