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孝順)하는 사람은 다시 효순하는 아들을 낳고, 오역(五逆)을 하는 사람은 다시 오역을 하는 아들을 낳는다[孝順, 還生孝順子, 五逆, 還生五逆子]”.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말이다. 효순하는 사람이란 효도하며 천륜에 순응하는 사람이고, 오역이란 임금과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를 죽이려 드는 패륜아를 말한다.
예로부터 우리는 예의 근본인 효를 중시했고 일상생활에서 효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효’라는 덕목이 뒷전으로 밀리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효’를 강조하는 사람을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사람으로 여기는 경향마저 있다. ‘효는 백행(百行:모든 행동)의 근본’이라는 말은 케케묵은 냄새를 풍기는 옛말 축에 끼게 되었다.
부모도 자식에게 “네 덕을 보며 살 일이 없을 테니 귀찮게 굴지 말고 너는 네 인생 살고 나는 내 인생 살도록 하자”는 말을 서슴없이 해대고, 자식은 자식대로 사춘기만 넘어서면 부모와는 다른 삶을 살려고 작정하고 나선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로 인하여 자식과 함께 사는 부모는 날로 줄어들고, 어쩌다 함께 사는 부모가 있다면 대부분 구석방에 유폐(?)된 채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나의 편리를 위해 저지른 불효는 다시 더 큰 불효가 되어 늙은 내게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어버이 가슴에 꽃이나 한 송이 달아드리는 날로 여기지 말고 뜨거운 가슴으로 효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늙은 어버이를 멀리하는 것은 편한 일은 될지 몰라도 결코 행복한 일은 되지 못할 것이다. 부모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없는 사람이 누군들 사랑할 수 있으랴! 나도 언젠가는 늙고 고독한 사람이 되어 내 자식을 무척 보고 싶어 할 날을 맞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