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이달 타이·내달 대만과 항공편 확대 협의 계획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따른 중국 여행객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가 동남아 노선 확대를 추진한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달 타이, 5월에는 대만과 항공편 확대를 협의할 계획이다. 국토부가 동남아 노선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현실화하면서 한중 노선의 여행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국행 단체여행 판매 제한이 시행된 3월 15일 이후부터 3월 말까지 중국 노선은 37.3%나 급감했다. 국토부는 이달에는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선 전체 여객 증가율도 4.1% 둔화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반면 동남아 국제선 여객은 3월에 전년 대비 23.1%나 증가했다. 동남아 노선의 여객 점유율은 저비용항공사 운항 확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포인트 증가한 38.6%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사드로 막힌 중국 대신 동남아 노선 다변화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다.
국토부는 이달 타이와 항공회담을 통해 4개 항공사만 취항하도록 묶여 있는 규제를 풀어 노선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내달에는 대만과 항공회담을 통해 타이베이 노선을 자유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대만의 경우 가오슝으로 가는 노선은 자유화돼 있어 노선 확대가 쉬운데, 타이베이는 규제가 있어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울러 중국 항공사들이 빠져 노선에 여유가 있는 제주공항에서 일본 오사카나 나리타, 광주로 가는 노선 등도 확대했거나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의 항공 노선 확대 조치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드 배치 절차가 시작된 것은 3월 초다. 중국의 경제 보복 우려가 나온 것은 그전이다.
특히 지난달 22일 정부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광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지도 한 달이나 지났다. 국토부가 중국 노선 감소에 충분히 대응할 시간이 있었지만 3월 실적이 나오고 나서 뒤늦게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가능한 대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을 데리고 오는 것은 여행사의 역할”이라며 “당초 예상보다 한중 노선 감소폭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