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구지은, 해임 직후부터 ‘칼’ 갈았나…작년 8월 등기임원 복귀 밑작업

입력 2017-04-19 18:01수정 2017-04-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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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구본성 아워홈 대표이사,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이사.
기존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아워홈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이사 사장의 복귀 시도가 아워홈 등기임원에서 해임된 직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19일 아워홈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구 대표는 지난해 8월 12일 아워홈 등기이사(기타비상무이사)로 취임했다. 앞서 3월 25일 등기이사(사내이사)에서 퇴임한 지 5개월 만이다.

구 대표는 2004년 아워홈 등기이사(이사)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일찌감치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자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해 업계에서는 아워홈 후계 1순위로 거론돼왔다.

십여 년간 유지된 후계구도에 변화의 바람이 인 것은 2015년부터다. 기존 경영진과의 갈등을 빚은 일을 계기로 구 전 부사장이 구 회장의 눈 밖에 나버렸기 때문이다.

구 대표(당시 아워홈 부사장)는 2015년 초 CJ그룹 출신 인사를 영입해 경영진 물갈이를 시도했다. 그러자 기존 경영진과 구 대표 측 사이가 벌어졌고, 구 회장이 기존 경영진 손을 들어주면서 구 전 부사장이 영입했던 이들은 입사한 지 반년도 안돼 경질됐다.

이어 구 대표도 같은 해 7월 구매식재사업본부장에서 보직해임 됐다. 뚜렷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구 대표가 SNS에 ‘일을 모략질 만큼 열심히 했다면’, ‘일 안 하고 하루 종일 정치만 하는 사람들’이라고 글을 올려 기존 경영진과의 갈등이 있었음을 짐작게 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1월 구매식재사업본부장으로 복귀했지만 자신과 적대적인 임직원들을 좌천, 해고하는 등 보복조치 했다는 얘기가 들렸고, 결국 복귀한 지 채 2개월여 만에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관계사인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와 함께 구 회장은 3월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을 등기이사(기타비상무이사)로 불러올리고 5월에 사내이사로, 6월에는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구 대표의 좌천으로 비어 있던 후계자 자리가 구 부회장에게 돌아간 것이다.

구 대표는 캘리스코 좌천 이후 우호지분 확보 등 아워홈 경영 복귀를 위한 칼을 갈아온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가 아워홈 등기이사로 복귀한 작년 8월 언니들인 구미현·명진 씨도 함께 기타비상무이사로 등기임원이 됐다.

아워홈은 구 부회장이 38.56%로 최대주주이며 구 대표가 20.67%를 갖고 있다. 미현·명진 씨 지분은 각각 19.28%, 19.60%로 엇비슷하다. 구 대표가 두 언니를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이면 얼마든지 오빠를 밀어내고 대표이사로 올라설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구 대표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사 선임의 건으로 아워홈의 임시주총을 요청하는 ‘주주총회소집허가 신청’을 제기한 것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했다는 것은 이미 두 언니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으로 관측한다. 세 자매가 같은 날 아워홈 등기이사가 됐다는 사실도 자못 의미심장하다.

구 대표가 우호지분을 확보했다고 가정하면 임시주총에서 자신이 직접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이사회를 장악하고 구 부회장의 해임안을 안건으로 올려 오빠를 대표이사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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