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로 영토 확장하는 토종 中企

입력 2017-04-1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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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롬·해피콜·PN풍년 등 판로 개척 힘써…“한류 확산·프리미엄 브랜드 인식 좋아”

▲중남미 현지 소비자들이 휴롬의 제품을 활용한 건강 주스 마케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 휴롬

중남미 시장은 아직 국내 중소기업에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해외 시장이다. 그럼에도 특색 있는 제품을 들고 이 지역 시장 공략에 뛰어든 몇몇 국내 중소기업들이 있다.

이들의 특징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가꾸고 이를 발판으로 현지 마케팅에 나선다는 것. 가격보다는 고급스러움을 선호하는 현지인들의 소비성향과, 한류의 확산으로 한국산에 대한 높아진 인식, 주력 제품의 특색과 품질 등 세 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액기를 만드는 휴롬의 경우 2014년 말 저속주스기를 선보이며 중남미 시장에 첫발을 디딘 후 현재 칠레, 멕시코를 중심으로 7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진출 2년 만에 판매량은 4배 이상 증가했다.

휴롬은 이 지역이 빈부 격차가 크고 오프라인 위주의 시장이 형성된 반면 온라인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특징을 파악, 각기 다른 마케팅 전략을 취했다. 오프라인과 관련해서 휴롬은 현지에서 프리미엄 제품라인 중심으로 마케팅을 펴고 있다. 칠레 최대 규모의 고급백화점인 팔라벨라(Falabella)에 입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백화점 유통을 선점했으며 지역 박람회에도 꾸준히 참석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썼다. 또 최근 칠레나 멕시코에서 SNS 사용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와 더불어 웰빙 문화가 형성되는 것을 포착, 현지에서 영향력 있는 파워블로거나 유명인 등의 SNS를 통해 온라인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했다. 그 결과 단시일 내 ‘웰빙 주방가전’으로서의 위치를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김대성 휴롬 전무는 “현지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대부분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소비습관이 있는 것을 고려, 프리미엄 백화점 진입을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추진했고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며 “또 연 6~7회 이상의 지역 박람회 참가를 통해 ‘웰빙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중남미 사람들의 높은 SNS 이용률을 활용해 친근하게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양면팬으로 잘 알려진 중소기업 해피콜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북미와 중남미 시장을 총괄하는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해피콜은 2015년 브라질 시장에 첫발을 내딛고 지역 주변국으로의 확대를 준비해왔으며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진출은 3분기 내 성사될 예정이다. 조강현 해피콜 이사는 “중남미는 해피콜의 신규 타깃”이라면서 “바이어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품질이 좋은 제품, 건강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전파하는 마케팅 전략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N풍년은 주로 홈쇼핑과 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판로 개척에 힘써왔다. 2015년에는 CJ홈쇼핑을 통해 멕시코 시장을 통해 이 지역에 처음 진출, ‘세라믹 냄비’와 ‘세라믹 프라이팬’을 출시하였다. 그 결과 현지 홈쇼핑에서 판매분이 매진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며 그해 약 1만3000세트를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PN풍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가격 경쟁이 치열해 별도의 특화 상품보다는 유사한 제품끼리 가격 경쟁 싸움을 하는 편인 반면, 멕시코는 아직 국가 브랜드와 제조 브랜드 자체를 홍보함으로써 더 좋은 품질로 경쟁할 기회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 뜻밖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 홍보가 잘돼 있어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됐다.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메리트를 활용해 중남미 고객들에게 한국산의 우수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브랜드 가치 강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진 한국무엽협회 연구원은 “중남미 소비자들은 불안정한 경제와 과거 물가 상승 경험 등으로 은행에 대한 신뢰가 낮고 돈이 생기면 곧바로 소비하는 적극적 소비성향을 띤다”면서 “가격보다는 브랜드, 기술, 서비스, 디자인 등을 중시하는 성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 물건의 가격이 얼마인가’보다는 ‘저 물건이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가 중요한 구매요인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유 연구원은 이어 “칠레와 페루를 중심으로 한 한류의 확산으로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라며 “기업의 관점에서도 중남미는 물류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저가 제품으로는 큰 이익을 내기 어렵다. 따라서 특색있는 제품을 다루는 기업일 경우 저가보다는 제품의 우수성,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을 무기로 고부가가치 시장에 도전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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