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연준 의장 재연임 시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는 공약을 사실상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최근 수개월간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 그들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다”라며 “이번 주 나올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오는 14일 의회에 반기 환율보고서를 제출한다. 트럼프는 그동안 중국 등 무역파트너들이 자국의 수출 확대를 위해 인위적으로 통화 가치를 낮게 유지한다며 특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대만 등도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환율 문제에서 중국과의 마찰이 심해지면 북한 문제를 둘러싼 협력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마음을 돌렸다고 트럼프는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미국을 돕는다면 더 좋은 무역협상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는 달러화 강세에 대해서는 제동을 걸었다. 그는 “달러화가 지나치게 강해지고 있다”며 “이는 많은 사람이 나에 대해 너무 큰 신뢰를 보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달러화 강세는 결국 해를 입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통화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을 때 달러화가 강세이면 우리 기업들이 경쟁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감세와 인프라 정책에 대한 기대로 올해 1월 초 주요국 통화에 대한 각종 달러인덱스는 14년 만에 최고 수준에 움직였다. 이후 트럼프 정책 기대 약화로 달러화 가치가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10여 년 만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해서도 재연임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트럼프는 옐런에 대한 질문에 “솔직해져야겠다. 나는 저금리 정책이 너무 좋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옐런 의장이 이제 ‘끝장(toast)’”이냐는 노골적인 질문에 “끝장이 아니다”라고 답해 내년 2월 옐런의 임기가 끝난 이후 연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인상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옐런은 긴축에 신중한 ‘비둘기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