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리아 군사기지 미사일 공격...트럼프, 아사드 정권에 초강수

입력 2017-04-0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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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6일(현지시간) 밤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시리아 공군 기지에 약 60발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는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시한 첫 공격으로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와의 대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밤 시리아의 여러 군사 기지에 약 6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화학무기 공격으로 70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자를 낸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응징이다. 공격 대상은 아사드 정권에 공습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서쪽 군용 비행장 등 여러 군사 기지다. 미군은 지중해에 있는 해군 함선에서 순항 미사일 ‘토마호크’를 발사했다. 토마호크의 사정거리는 1500마일(약 2400km). 이외에 중동에는 미 항공모함 ‘조지 부시’호가 전개하고 있으며, 시리아 국내에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에 투입될 수백 명의 미군 요원이 주둔하고 있다.

미군의 시리아 공격에 앞서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플로리다 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아사드가 저지른 일은 매우 끔찍하다. 시리아에서 일어난 일은 정말로 심각한 범죄 중 하나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고 그런 일이 발생하도록 내버려 둬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리아에서 일어난 일은 인류에 대해 수치스러운 일이고 아사드가 거기에 있었다”며 “나는 그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이에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트럼프 정부는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며 “아사드 정권이 이번 공격에 책임이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번 사태는 심각한 일로 진지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펜타곤(미 국방부)이 시리아 공습 등의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시리아 공격은 틸러슨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시리아에 대한 대응 방안을 협의한 끝에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은 군사 행동에 대해 “화학무기 공격에 적절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것은 심각한 문제이며 진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틸러슨은 지난 3월말 “아사드의 장래는 시리아 국민이 결정할 것”이라며 참여하지 않을 의향을 나타냈지만 이번에는 “아사드 축출을 위한 조치가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화학무기로 보이는 공습에 대해 “여러 가지 선을 넘었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대한 내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며 시리아 정책을 전환할 의향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밤 시리아 공습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3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때 “선을 넘었다”며 군사 개입을 예고했지만 의회의 지지를 얻지 못해 개입 직전에 계획을 보류했다. 이후 아사드 정권이 반체제 파에 공격을 가해 IS의 부상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는 4일 성명에서 “전 정권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결과”라며 “오바마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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