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받는 트럼프 정책에 장기물 발행 우려 축소..수급적으로도 우호적 상황 지속
채권시장이 강세를 기록했다. 국고10년물 이하 주요금리대가 2~3개월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특히 장기물이 오랜만에 강세를 보여 일드커브는 플래트닝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다 연준도 금리인상 속도를 내지 않은 것이라는 점이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러시아 폭발물 사태에 따른 푸틴 대응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호조를 보인 점도 장기물 발행에 대한 우려를 축소시켰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수급도 우호적이어서 당분간 강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고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4.8bp씩 하락해 2.260%와 2.298%를 나타냈다. 국고50년물 역시 4.7bp 떨어진 2.299%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국고10년 물가채 16-5는 1.4bp 상승한 1.300%를 보였다.
국고3년물과 한국은행 기준금리(1.25%)간 격차는 2.2bp 줄어든 39.6bp로 2월7일 39.1bp 이후 2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5-3년간 스프레드도 0.3bp 좁혀진 16.2bp를 보여 1월2일 15.2bp 이후 3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10-3년 스프레드 역시 1.6bp 줄어 49.3bp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달 23일 48.5bp 이후 최저치다. 국고10년물과 물가채간 스프레드인 BEI는 5.2bp 떨어진 83.9bp를 보였다.
미결제는 491계약 감소한 18만7125계약을, 거래량도 4087계약 줄어든 7만1765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38회에 그쳤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4094계약 순매수했다. 투신도 3030계약 순매수를 보였다. 반면 금융투자가 7655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35틱 올라 125.45에 거리를 마쳤다. 이는 2월17일 125.49 이후 2개월만에 최고치다. 장중고점도 125.51로 2월27일 125.55 이후 가장 높았다. 장중저점은 125.30이었다. 장중변동폭은 21틱으로 지난달 23일(21틱) 이후 가장 낮았다.
미결제는 3827계약 늘어 8만5310계약을 보였다. 거래량도 7249계약 증가한 5만5477계약을 나타냈다. 회전율은 0.65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590계약 순매수해 사흘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또 지난달 27일 3620계약 순매수이후 일별 최대 순매수다. 반면 금융투자가 3496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이 또한 지난달 22일 6131계약 순매도이래 가장 많은 매도규모다. 연기금등도 1237계약 순매도를 보이며 신국채선물 재상장 이후 매도량이 가장 많았던 2015년 9월30일 2435계약 순매도 이후 1년6개월만에 최대 매도량을 기록했다. 보험도 690계약 순매도해 6거래일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2월13일부터 21일까지 7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3개월10일만 최장 순매도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과 10선이 각각 저평 5틱과 4틱을 기록했다.
가중평균낙찰금리는 2.325%로 민평금리보다 1.2bp 낮았다. 응찰금리는 2.300~2.370%였다. 부분낙찰률은 없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주요국 금리낙폭 대비 국내 금리 하락폭이 비교적 적었고 초장기물 발행에 대한 우려가 다소 낮아지면서 장막판 장기물 중심으로 커브플래트닝을 보였다”며 “전일 외국인이 5년물을 대규모로 매수한 것과 최근 국채선물 매수를 이어가는 점도 수급적으로 우호적이었다. 금리 상승을 기다리던 국내기관은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정책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다 러시아 폭발물 사건 이후 푸틴의 대응이 어떨지 모른다. 수급도 우호적이어서 전반적으로 롱쪽이 더 편한 모습이 지속되겠다”고 예측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 미국의 경제정책이 잘 진행되지 않다보니 미국채 금리도 반락이 있었다. 미국이 공격적으로 긴축을 하면 모를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어서 자금이 아시아쪽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는 것 같다”며 “이같은 영향은 당분간 지속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