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제동…현대차·GS “나 떨고 있니”

입력 2017-03-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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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이노션 내부 점검…계열사 21곳 포함 GS도 속앓이

재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일감 몰아주기(총수 일가 사익 편취 행위)’ 실태 점검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글로비스, 이노션 등 총수 일가 지분이 30%에 조금 못 미치는 상장사들이 다시 규제망에 포함되면서 현대차그룹 등 해당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GS그룹은 기업집단 중 가장 많은 21개 계열사가 규율대상에 포함되면서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 제재와 관련해 신중론을 펼치던 공정위가 ‘규제 대상 확대 방침’을 밝히며 강경론으로 급선회하자 기업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잣대에 따라 계열사 간 거래가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2015년 점검에서 내부거래 규제 제한을 피한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이 점검대상에 포함되자 내부적으로 즉시 상황 파악에 돌입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대주주로 있는 이들 기업은 내부거래 규제 제한을 벗어나자 계열사 간 매출 규모를 늘려왔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제철 등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일감을 늘린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70%대를 돌파했다. 이 기간 현대ㆍ기아차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8조628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5000억 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노션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현대·기아차에서만 내부거래 비중이 46%로 전년 대비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GS그룹도 가시방석이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대기업집단 중 가장 많은 계열사가 포함돼 지흥, LG 2곳만 포함된 LG그룹과 사뭇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일부 계열사가 오너 3·4세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번 공정위 점검 대상에 포함된 옥산유통은 미국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로부터 독점으로 담배를 수입해 GS리테일 산하 편의점 GS25 등에 납품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전체 매출 7123억 원 가운데 2293억 원을 GS리테일과의 거래를 통해 달성했다. 최근 3년간 옥산유통 내부거래 비중은 32%에 달했다. 옥산유통의 지분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51%를 보유하고 있다.

또 STS로지스틱스는 내부거래 매출 비중이 10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STS로지스틱스는 화물운송 계열사로 허용수 GS EPS 대표의 두 아들인 석홍군과 정홍군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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