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유커(遊客)

입력 2017-03-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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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하여 ‘유커’들의 한국 여행이 급감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다. 유커는 ‘遊客(유객)’이라고 쓰고 풀이하자면 ‘놀 유’, ‘나그네 객’, 즉 ‘놀러 다니는 나그네’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말의 관광객을 중국어에서는 ‘遊客’이라고 쓰고 그것을 ‘유커(Youke)’ 혹은 ‘요우커’라고 읽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찾아온 관광객이니 우리말로 ‘중국인 관광객’이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유커’라고 표현하는 것은 어인 까닭일까?

중국에서는 어떤 방송도 우리나라의 고유명사, 즉 지명과 인명을 한국어 발음으로 읽어 주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이름은 물론 유명 관광지인 제주도나 경주도 다 자기네 발음으로 바꿔서 ‘진따종(김대중)’, ‘지조우따오(제주도)’, ‘칭저우(경주)’라고 읽는다. 우리가 자랑하는 한류스타 이영애, 송혜교, 전지현도 중국에는 없다. 단지 ‘리링아이’, ‘쑹후이쟈오’, ‘췐즈셴’만 있을 뿐이다. 더 웃기는 것은 강남스타일의 ‘싸이’는 아예 중국식으로 이름을 붙여 ‘니아오 쑤(鳥叔:새 아저씨)’라고 부른다. 싸이의 데뷔곡이 ‘새’였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에 반해, 우리는 예전부터 우리 발음으로 읽던 ‘북경’, ‘남경’, ‘서안’등의 지명을 다 중국어 발음으로 바꿔서 ‘베이징’, ‘난징’, ‘시안’으로 부르고, 모택동, 주은래, 등소평 등의 인물도 ‘마오저뚱’, ‘저우언라이’, ‘덩샤오핑’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심지어 우리의 옛 고구려 땅인 ‘연변’, ‘집안’, ‘환인’도 다 ‘옌볜’, ‘지안’, ‘환르언’으로 부르고 있다. 배알도 없는 엄청난 사대주의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한자 발음이 엄연히 살아 있음을 상기하여 상호평등의 원칙에 따라 중국이 우리의 지명과 인명을 중국어 발음으로 읽는 한, 우리도 중국의 인명과 지명을 우리의 한자 발음으로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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