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로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섬유·의류 기업이 타격을 입게 됐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트라(KOTEA)는 19일 ‘TPP 무산이 베트남 섬유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국내 섬유·의류 기업들이 최근 10억 달러를 베트남에 신규투자했으나, TPP 협정 무산으로 직간접적인 피해가 전망돼 시장 다변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은 TPP의 최대 수혜국으로 지목됐다. 세계은행은 TPP 발효 시 2030년까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이 10%, 수출이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TPP로 섬유·의류 분야 수출이 발효 3년 내 200%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진출도 활발히 이뤄졌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2~2016년 베트남에 설립된 국내 섬유·의류 관련 신규법인은 257개사, 총 투자금액은 10억 달러다.
그러나 베트남 섬유의류협회에 따르면 TPP로 섬유·의류 분야의 수출이 발효 3년내 200%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는 공급과잉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100%로 가동된 의류공장의 가동률이 80%까지 하락한 사례도 있었다.
보고서는 “베트남의 섬유·의류제품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이른다”며 “TPP 발효 시 베트남을 통해 미국으로 무관세 수출하려던 국내 섬유 기업으로서는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2018년 발효를 목표로 추진 중인 베트남·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베트남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EU로 수출하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