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미국, 아버지는 중국에…사우디 父子, G2 잡는다

입력 2017-03-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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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왼쪽) 국왕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 AP연합뉴스 [출처] 이투데이: https://m.etoday.co.kr/view.php?idxno=1468777#csidx7115a04fdb9df3bb504ad70d400d930

사우디아라비아 왕가가 미국과 중국, 이른 바 G2를 잡고자 전방위 경제 외교에 나섰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시아를 순방 중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마쳤다. 이 자리에서 살만 국왕과 시진핑 주석은 양국 기업이 최대 650억 달러(약 73조4500억 원)에 달하는 35개 경제협력 프로젝트 계약에 서명하는 순간을 지켜봤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사우디 간 관계 증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시 주석은 “살만 국왕의 방문은 양국 관계의 질을 향상하고 새로운 열매를 맺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국왕이 중국을 방문하는 시기에 맞춰 14일 살만 국왕의 아들인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는 미국을 찾았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동했다. 이 자리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 주요 고위급 인사들이 동석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에너지, 산업, 기술 등의 분야에서 2000억 달러가 넘는 투자와 경제 협력을 4년 동안 함께 계획한다고 발표했다. 이 협상으로 미국에 최대 1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아메리칸기업연구소의 앤드류 보웬 연구원은 “사우디는 미국 우선주의가 의미하는 바를 알고 있다”며 “그것은 미국에 이익이 되는 거래를 하는 데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살만 국왕은 중국, 그 아들인 모하메드 왕세자는 미국을 각각 방문하며 사우디는 경제 외교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2014년부터 저유가 기조가 계속된 사우디는 작년에 경제 개혁안 ‘비전2030’을 발표하며 탈석유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탈석유 정책은 사우디의 오랜 경제구조를 바꾸는 작업으로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작년에 사우디 정부가 석유 생산으로 얻은 수입은 국내총생산(GDP)의 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우디가 1개월에 걸친 아시아 순방을 기획하고 투자를 유도하고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한편 사우디 국왕의 중국 방문은 11년 만으로 1500여 명의 수행 인원이 따라붙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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