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저는 박근혜 님이 그리워요”

입력 2017-03-15 16:00수정 2017-04-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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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진돗개 '새롬이'














[카드뉴스 팡팡] “저는 박근혜 님이 그리워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새롬’이에요.
여기 옆에 있는 친구는 ‘희망’이고요. 저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53호인 진돗개랍니다.
그리고 우리 집은 ‘청와대’예요.

어떻게 청와대에 오게 됐냐고요?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저희를 데리고 왔어요.
워낙 애견인으로 유명하셨던 터라, 대통령 당선 후 이웃인 삼성동 주민들이 선물해주셨대요.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저희를 반려동물로 정식 등록했어요.
드디어 제 ‘주인님’이 생긴 거예요!

주인님은 저희 이름을 지어주시고 SNS에 사진도 찍어 올리셨어요. 덕분에 전 국민의 사랑도 듬뿍 받았고요. 청와대를 놀이터 삼아 뛰어노는 우리는 부러움의 대상이었죠.

저는 2015년에 첫 새끼 5마리도 낳았답니다.
주인님은 SNS에서 공모받아 새끼들에게 이름을 지어줬고요. 이후 새끼들은 일반인에게 분양됐죠. 주인님이 저희를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아 기뻤어요. 행복한 나날들이었죠.

그런데…ㅠㅠ

얼마 전 박근혜 주인님이 청와대를 떠나게 됐어요.

이 넓은 청와대에서 더 이상 뛰어놀지 못하는 건 슬프지만, 저희도 어서 떠날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주인님은 떠났는데 저희는 여기 남겨졌어요.

몰래 들은 이야기로는 주인님이 저희를 데려가지 않겠다고 하셨대요.

저와 희망이, 그리고 지난 1월에 태어나 반려동물 등록도 안 된 새끼 7마리까지.
모두 “분양이 되지 않으면 보호소에 보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엄연히 주인님이 있는데 보호소라뇨?

소식을 들은 동물 보호 시민운동단체 ‘케어’는 저희를 입양하겠다고 나섰어요. “국가 원수의 개마저 보호소로 가는 것은 국격 훼손”이라며 격분했죠. 화가 난 또 다른 단체는 주인님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어요.

죽이거나 때리는 것만이 동물 학대가 아니에요.
반려동물을 책임지지 않는 것도 엄연한 유기이며 동물 학대죠.

주인님은 그걸 모르셨던 걸까요?
아니면 저희를 그저 이미지용으로 이용하셨던 걸까요?

제가 청와대에 오기 전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곳에 살았던 ‘청돌이’는 이 전 대통령과 함께 떠났어요. 저 멀리 미국 백악관에서 살았던 ‘보’와 ‘서니’는 얼마 전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을 떠나 새로운 집에서 적응 중이래요.

그런데 저는…

이제 곧 이곳 청와대에 새로운 주인이 들어올 거예요.
대선주자들은 1000만 반려동물 가구를 의식한 듯 동물 복지·동물 보호 공약을 속속 내놓고 있어요.
다음에 이곳에 오는 친구들은 부디 저 같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진돗개예요.
첫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고 그를 영원히 잊지 못하죠.

주인님이 박근혜 대통령이어서 좋아했던 게 아닌데…
주인님 곁에 영원히 있고 싶은데…

주인님에게 저는 가족이 아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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