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S&P500 시총, 미국 대선 이후 2.8조 달러 증가…“연설 결과 따라 변동성 하늘 찌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의회 연설을 앞두고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의 연설 결과에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수조 달러가 증발할 수도 늘어날 수도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친 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 뉴욕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미국 달러화와 국채 금리도 오름세를 탔다. 이제 시장의 눈은 온통 처음으로 자신의 정책에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트럼프에게 쏠려 있다.
트럼프가 이달 초 “앞으로 수주 안에 경이적인 감세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말하면서 트럼프 랠리에 다시 불을 지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안인 오바마케어 폐지와 대체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세제 개혁에 대해 더 많은 세부사항을 알기를 원한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트럼프는 의회 연설을 하루 앞두고 전날 주지사들과의 회동에서 국방예산을 540억 달러(약 61조 원) 증액하는 한편 같은 규모로 다른 정부 예산을 삭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규모 인프라 지출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숀 심코 SEI인베스트먼츠 채권 자산 부문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정책 논의에서 이제 세부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수치나 정해진 일정 등 좀 더 구체적인 사항이 없다면 위험자산 투자는 막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이후 뉴욕증시 S&P500지수는 10% 올랐고 17차례나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가총액은 2조8000억 달러 증가했다. 확실히 트럼프 랠리 이외 펀더멘털 개선도 증시 강세에 한 몫하고 있다. 경제지표는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S&P500 기업 순이익은 전년보다 12% 증가해 3년 만에 감소세에서 탈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에 투자자들은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시장 투자전략가는 “만일 주가가 이렇게 극적으로 오르지 않았다면 투자자들이 좀 더 기다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시장은 이제 매우 조급한 상황이며 결과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와 의회의 세제 개혁 접근법이 다르다는 것도 문제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수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서는 법인세 면세 혜택을 주는 대신 수입 물량에 대해서는 고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국경조정세’를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는 공화당 방안이 너무 복잡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가 추진하는 국경세는 직접 관세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논쟁이 커지면서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은 달러화 가치 상승 베팅을 줄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지난달 이후 3.3% 하락했다.
트럼프가 이날 연설에서 시장을 만족하게 할만한 계획을 내놓는다고 가정하더라도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라는 또다른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데이비드 우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 글로벌 금리ㆍ환율전략 대표는 “트럼프가 오는 8월 의회 휴회 전까지 세제 개혁안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8일 연설에서 최소한 세제안의 ‘뼈대’ 정도는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트럼프의 정책이 좀 더 명확해지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화할 리스크가 높아진다”며 “28일에 많은 변동이 있을 것이다. 만일 트럼프가 정말로 자세하게 계획을 풀어놓으면 변동성은 하늘을 찌를 듯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