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전기, 보상금 지급 상한제 철폐…도요타는 상한액 20% 인상·지급 기준 완화
일본 기업 사이에서 직무발명에 대한 포상금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직무발명 포상금 지급 상한제를 철폐하고 도요타자동차는 상한액을 20% 인상하는 한편 지급 기준도 완화할 계획이라고 2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주목을 받는 시대에 국가와 업종을 막론하고 인재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어 일본 기업들도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미쓰비시전기는 오는 4월부터 포상금 지급에 상한선을 두지 않는다. 또 특허 출원과 등록 시 포상금을 총 10만 엔(약 101만 원) 정도로 종전보다 두 배 인상한다. 또 특허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가 업계단체나 정부로부터 상을 받으면 10만 엔 이상의 추가 포상금을 지급한다. 이 포상금에 대해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다. 미쓰비시전기는 매년 수십 건의 특허가 사외 표창을 받고 있다.
특히 사외 표창을 중시하는 것은 AI와 IoT 등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을 사내에서 적절히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외부에서도 인정받는 인재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해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도요타도 4월부터 포상금을 대폭 늘린다. 지금은 80만 대 이상 판매된 자동차에 적용된 획기적인 발명에 대해 최대 180만 엔을 지급했지만 이를 20% 인상한 215만 엔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또 판매가 적더라도 포상금 대상에 추가할 방침이다.
지난 2010~2014년 미국과 중국에서 출원된 AI 관련 특허는 2005~2009년 대비 각각 1.26배, 2.9배 증가했다. 그러나 일본은 같은 기간 3% 감소해 이 상태로는 첨단 기술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요타는 지난 2015년 일본 특허 등록 건수에서 1위, 미쓰비시전기는 4위를 각각 차지하는 등 업계 선두권이기 때문에 양사의 지적재산권 전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일본은 2000년대 얄팍한 발명 대가에 불만을 느낀 직원들이 잇따라 기업을 제소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나카무라 슈지다. 그는 1993년 청색 LED를 발명해 니치아화학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시켰지만 회사로부터 2만 엔의 포상금밖에 받지 못했다. 이에 그는 소송을 제기해 결국 8억4000만 엔을 받기로 합의했지만 엔지니어의 발명을 무시하는 일본에 환멸을 느껴 미국으로 귀화했다.
일본 정부는 직무발명과 관련한 논란에 2016년 4월부터 사전에 사내 규정으로 정하면 발명에 대한 권리를 처음부터 회사 소유로 할 수 있도록 했다. 발명자는 금전이나 승진, 특별 휴가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내용은 노사협의 등으로 적정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전에는 발명자에게 권리가 귀속됐지만 기업 대부분이 1990년대 후반까지는 수천~수만 엔의 푼돈에 권리를 사들이는 관행이 일반적이었다.
한편 직무발명과 관련해 미국은 규제가 없고 기업과 직원이 채용계약을 통해 별도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일은 종업원 발명법이나 지침을 통해 금액과 지급시기, 방법 등 세부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특허법에서 포상 최소 금액을 정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