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A형 구제역 무방비... 대형참사 우려

입력 2017-02-12 09:52수정 2017-02-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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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형’과 ‘A형’ 서로 다른 두 유형의 구제역 바이러스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전국 1000만 마리 규모의 돼지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돼지의 경우 A형 바이러스 백신을 전혀 접종하지 않아, 일단 감염이 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만큼 이에 대한 우려가 높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은 A, O, C, Asia1, SAT1, SAT2, SAT3형 등 총 7가지 혈청형으로 유형이 구분된다. 구제역은 기본적으로 교차 방어가 되지 않아 혈청형별 또는 유전자 특성에 따라 백신을 맞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와 함께 백신 제조 국가가 영국, 중국 등 소수 국가로 한정돼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 구제역 파동 이후 백신 접종이 의무화됐지만, 소와 달리 돼지는 O형 전용 백신만 선정돼 사용되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국내 돼지에서는 전부 0형 발생 사례만 있었던 점과 백신 균주를 하나 추가할 때마다 비싸지는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경기 연천의 소 농가에서 7년 만에 다시 A형이 발생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돼지 농가에서 A형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돼지의 경우 구제역에 걸리면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바이러스 양이 소보다 최대 1000배가량 많아 삽시간에 퍼질 위험이 크다는 점도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국내에 있는 A형 백신은 소 전용으로 수입되는 O+A형 백신뿐이다. 그마저도 현재 정부가 확보한 재고가 190만 마리분에 불과해 소 일제접종(283만 마리)을 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8일 영국 메리알사에 긴급 수입을 위해 재고 확인을 요청해놨지만, 11일 현재까지도 회사 측의 회신조차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가 1100만 마리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돼지에 접종할 A형 백신을 급하게 구해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에 보면 구제역 유형이 소면 소, 돼지면 돼지 등 한쪽에만 발생한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이미 A형이 확진된 소에 집중하고, 동시에 돼지 농가로 유입이 안 되도록 방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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