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포비아’·유럽 반세계화에 금융시장 변동성 커져…유로화 약세·안전자산 금과 일본 엔화 수요 커져
뉴욕증시는 이날 장중 등락을 반복한 끝에 겨우 하락세를 면했다.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0.02% 상승에 그쳤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19% 상승에 머물렀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증가 전망에 이날 하락했지만 최근 트럼프발 인플레이션 전망에 투기세력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영국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옵션 계약 순매수 포지션이 8억8500만 배럴에 해당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편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과 일본 엔화, 미국 국채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금값은 이날 0.3% 오른 온스당 1236.10달러로 4거래일째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달러화당 엔화 가치는 지난해 12월 118엔 선까지 떨어졌으나 현재는 112엔대로 올랐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2.37%까지 하락해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 미국 대표 IT 기업 127곳이 전날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 탄원서에 서명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날 자신의 권한을 활용해 부적격 논란에 휩싸였던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내정자의 상원 인준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키는 등 트럼프 내각을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유럽에서는 반 세계화와 반 유럽연합(EU) 물결이 거세게 일면서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 유럽 각국 국채 등에 매도세가 유입되고 있다. 특히 프랑스 극우파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당수가 오는 4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르펜은 ‘프랑스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EU 탈퇴와 새 프랑화 발행을 공언하는 등 ‘유럽판 트럼프’를 방불케한다. 이탈리아에서도 포퓰리스트 정당인 ‘오성운동’이 득세한 상황이다.
독일은 난민정책에 대한 반발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연임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에서 르펜이 승리하고 독일 총선에서 메르켈이 연임에 실패하면 EU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