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가치가 향후 1년 안에 1980년과 같은 폭락세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고 7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보도했다.
영국 소재 컨설팅업체 OMFIF에서 자산운용사의 컨설팅을 담당하는 데이비드 마쉬 공동설립자는 최근 몇 년간 상승세를 보인 달러 가치가 1980년대와 같이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쉬는 지난 3~4년 달러 가치는 실질적으로 1년에 약 10%씩 올랐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과는 정확히 반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1년간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다 그 뒤로는 급락세를 보일 것이다. 이는 1980년대와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쉬는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은 달러 강세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미국 제조업 재건을 내걸었다. 통상 제조업은 환율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분야다. 그러나 달러 가치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의 공약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14년래 최고치까지 찍으며 초강세가 이어지자 트럼프의 정책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그러나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14년래 최고치였던 103.82에서 지난주 99.233으로 떨어졌다.
새로운 ‘플라자합의’가 시도된다면 달러 강세가 제한될 수 있으나 이는 매우 장기적인 관점이며 단기적으로 봤을 때 트럼프가 달러 강세에 채찍질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라자합의는 1985년 미국의 달러화 강세를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의 재무장관들이 맺은 합의이다. 마쉬는 그러면서도 달러화 강세는 미국만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군가 다른 국가가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그 대상이 중국일 수도 있고 그다음은 일본, 또 그다음은 독일이 달러 강세의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 트럼프가 매일 자신의 옆에 있는 룰렛을 돌리는 것처럼 상황은 계속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