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전 시가총액 5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상장사 중 아직 순위권 내에서 거래되는 기업은 7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4조 원 수준이었던 시총이 245조 원으로 60배 확대되면서 현재 코스피시장의 20%를 장악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 전인 1997년 1월 초 시총 상위 50위권에 든 상장사 중 올해도 이름을 올린 곳은 7개뿐이다. 삼성전자, 국민은행(현 KB금융), 현대차, 삼성화재, 삼성물산, LG화학, 하나은행(하나금융지주) 등이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4만4000원에서 지난달 2일 종가 기준 180만5000원으로 40배 이상 올랐다. 순위는 1997년 초 시총(약 117조 원) 기준 2위에서 현재 1위로 한 계단 올랐지만 코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대에서 20% 수준으로 독주체제가 심화됐다.
반면 과거 50위권에 올랐던 종목 중 40여 곳은 순위가 떨어지거나 M&A 등을 통해 회사가 아예 없어졌다. 20년 전 시총 16조 원으로 삼성전자를 압도했던 한국전력은 1위 자리를 삼성전자에 내주고 5위로 밀려났다. 포항제철(POSCO)은 3위에서 9위로 후퇴했다.
은행주도 대부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시총 12위였던 조흥은행을 비롯해 상업은행(19위), 한일은행(20위), 서울은행(27위), 장기은행(32위), 주택은행(34위), 한미은행(40위) 등은 현재 찾아볼 수 없다. 신한지주(11위), KB금융(14위) 등 5개 은행주만 시총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반면 현대모비스(6위) 등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대형 수출주와 NAVER(7위) 등 인터넷·모바일주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