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 부동산 사들이는 큰 손들

입력 2017-01-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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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 상계ㆍ광명 철산동 중소건물 매입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펀드·리츠와 같은 부동산 업계의 큰손들이 서울 외곽지대 중소형 건물을 사들이는 분위기다.

이들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서울 도심이나 강남·여의도권의 1000억원이 넘는 대형 빌딩을 투자 대상으로 삼아왔다.

그랬던 큰 손들이 왜 외곽지대의 200억~300억원 대 중소형 건물에 손을 대고 있을까.

마땅한 투자 대상이 없어서다. 돈은 잔뜩 쌓아 놓았는데 적당한 수익률을 맞출 상품 찾기가 쉽지 않아 중소형 빌딩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도심이나 강남권의 대형 빌딩은 공실률이 높아 채산성이 떨어진지 오래다. 가격은 잔뜩 올라 있는데 임대가 잘 안 돼 투자금 대비 임대 수익률은 2~4%대에 불과하다. 건물가격이 좀 올라 건건히 유지하는 상황이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전체 투자 수익률이 적어도 7~8%는 돼야 장사가 된다.

물론 수익률이 좋은 상품은 도심·강남·여의도 권에 몰려 있지만 매물이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외곽지대 중소형 빌딩시장으로 손을 뻗힐 수밖에 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굴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상계동 삼성생명빌딩은 코람코자산운용사가 180억원에 사들였고 중계동 K-스퀘어는 코람코신탁이 470억원에 매입했다.

또 광명시 철산동에 있는 삼성생명빌딩은 코람코자산운용이 210억원에 구입한데 이어 신대방동 보라매 한컴빌딩은 260억원에 페블스톤에게 넘어갔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지난해 3분기 기준 공실률은 서울지역 전체는 9.4%다. 이중 대형 건물은 9.5%이고 중소형은 9.3%다.

도심이나 강남·여의도 권을 제외한 기타지역의 경우 대형건물의 공실률은 23.3%이나 중소형은 6.6% 수준이다.

임대수익과 건물가격 상승분을 합친 투자 수익률은 도시 중심부가 높다.

외곽지역의 투자 수익률이 도심보다 낮다는 소리다.

그런데도 외곽의 중소형 건물에 투자하는 것은 앞으로 가격 상승 여력이 도심보다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심권은 오를대로 올랐지만 외곽지대는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앞으로 시장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하다.

경기가 침체될수록 기업들은 임대료가 싼 곳을 찾게 돼 있다. 강남 테헤란로의 공실률이 높은 이유는 비싼 임대료를 피해 판교 벤처밸리나 가산디지털단지로 떠난 기업이 많아서다.

그렇게 생각하면 외곽지역의 중소형 건물의 투자가치가 있을지 모른다.

게다가 몸집이 가벼워 거래하는데도 큰 저항이 없다.

큰 손드르이 빌딩시장 투자패턴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돈은 수익이 날만한 곳으로 흐르게 돼 있다. 큰 손들이 외곽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면 가격은 오를 확률이 크다.

일반 개인의 부동산 투자도 시대의 흐름을 잘 타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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