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텐센트가 전체 시장의 89% 점유…QR코드 표준화 추진·자체 플랫폼 개발 등으로 아성 도전
중국의 모바일결제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지난해 9월 말까지 거래액이 4조1000억 달러(약 4922조 원)에 달했으며 지금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쇼핑객들이 영화 티켓에서부터 식료품 구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면서 지난해 3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6% 급증했다.
그동안 이 시장은 알리바바그룹 산하 앤트파이낸셜과 텐센트홀딩스 등 민간 IT 기업들이 지배했다. 앤트파이낸셜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인기 메신저 앱 위챗을 활용한 위챗페이가 포함된 텐페이플랫폼 등 양대 서비스가 중국 전체 모바일결제 시장의 89%를 점유하고 있다.
반면 중국 신용카드 시장을 독점하는 유니온페이의 모바일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중국 대형 국영은행들도 자체 모바일결제 시스템 도입은 늦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들 금융기관은 모바일결제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유니온페이는 지난달 모바일결제에 쓰이는 QR코드의 표준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표준화가 이뤄지면 알리바바·텐센트에 못 미치는 모바일결제 업체들이 유니온페이 품 안에 들어가 유니온페이는 시장 리더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중국 런민대학의 둥시먀오 금융학 교수는 “유니온페이와의 협력은 파트너들에 안도감을 준다”며 “유니온페이가 표준화에 성공하면 확실히 현재 양강 구도인 시장 상황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상은행과 농업은행 등 대형은행들은 최근 알리페이·텐페이와 거의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자체 모바일결제 앱을 선보였다. 자산 기준 중국 2위 은행 건설은행은 지난해 11월 안면인식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채택한 모바일결제 앱 ‘드래곤페이’를 출시했다. 특히 드래곤페이에는 ‘공산당 당원비 납부’라는 기능도 있어 국영은행들이 모바일결제 시장 진출에 있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6대 국영은행만이 당원비를 처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