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새롭게 부상한 자동차가 터줏대감인 TV와 주인공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면, 올해는 가전과 자동차 모두 소비자의 일상 생활을 한층 진화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주요 가전업체들의 전시가 이루어진 LVCC의 센트럴 홀에 전시된 자동차는 스마트폰과 연결돼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도구로 연출됐다. 노스 홀에 전시관을 꾸린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 본연의 기능에 충실,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미래의 자동차의 모습을 제시했다.
이번 CES도 한국 기업들이 다양한 혁신 기술을 통해 ‘퍼스트무버’ 지위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주도권 전쟁은 자칫 지루할 뻔 했던 CES에 재미를 더했다. 삼성전자는 3세대 퀀텀닷(양자점) 디스플레이 모델인 ‘QLED TV’를 들고 나왔다. 이를 통해 11년 연속 글로벌 TV 판매 선두를 지킨다는 게 목표다. 2위 LG전자는 2.57mm의 그림 한 장이 벽에 붙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벽걸이형 ‘시그니처 OLED TV W’와 독자 개발한 ‘나노셀 LCD TV’로 구축한 투트랙 전략으로 맞불을 놓았다.
특히 CES 2017은 해가 갈수록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힘을 체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메인 전시장인 센트럴홀은 ‘땅값’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비싸다. 삼성전자, 소니 등의 대형 업체가 아니고선 부스를 꾸리기 힘들지만, 화웨이와 콩카, TCL 등 중국 주요 업체들이 노른자 위치에 부스를 차렸다. 이 가운데, 중국 대표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삼성전자와 정면으로 맞닿은 곳에 대형 전시부스를 꾸며 눈길을 끌었다.
가전명가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의 소니는 패널 자체에서 사운드를 내는 4K OLED TV로 프리미엄 TV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파나소닉는 전기차용 배터리, 광대역 항공 안테나, 디스플레이, 다국어 번역기술 등 파나소닉 제품과 테슬라와 협업한 전시물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 TV업계 관계자는 “이번 CES에서 TV 분야는 한국의 건재, 중국의 맹공, 일본의 약진으로 정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