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를 고객으로 둔 은행’…바젤Ⅱ 적용·BIS비율 21.38%
증권업계 지원을 위해 설립된 지 새해로 62년째를 맞이하는 한국증권금융은 국내 유일의 증권금융 전담 회사다. 증권을 담보로 금융투자업자에 자금을 대출하고 투자자예탁금을 운용한다. 금융소비자에게 주택 등 담보대출을 하거나 예치금을 맡아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은행과 영업구조가 유사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의 전신은 1955년 세워진 한국연합증권금융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금융기관들이 출자해 회사를 세웠다. 1962년 회사 이름을 지금의 한국증권금융㈜로 바꿨다. 1974년부터 증권 인수자금 대출을, 1978년부터 예탁자금의 관리를 각각 시작했다.
한국증권금융의 주요 업무는 증권 관련 예탁금을 보관 및 관리하고, 이를 활용해 대출 등의 금융을 하는 것이다. ‘증권회사를 고객으로 하는 은행’의 개념에 가깝다.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미리 계좌에 투자 자금을 잠깐 동안 넣어둬야 하는데 이것을 예탁금이라고 한다. 신주 청약을 할 때 미리 내야 하는 청약증거 예수금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고객으로부터 예탁금을 받은 증권사 등 금융기관은 이 돈을 직접 보관하지 않고 한국증권금융에 맡긴다. 금융기관이 부도나더라도 고객의 예탁금에 손실이 가지 않도록 따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름과 달리 은행처럼 기능하는 업무 성격 때문에 은행과 동일한 재무건전성 지표를 채택하고 있다. 바젤Ⅱ를 적용받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21.38%에 달한다.
주주 구성도 은행단 35.57%, 증권단 34.86%로 은행업과 증권업 지분율이 서로 엇비슷하다. 최대 주주는 지분 11.35%를 보유한 한국거래소이나 우리은행(7.81%)과 KEB하나은행(6.98%)이 2, 3대 주주를 차지하고 있다. 4위 NH투자증권(6.17%), 5위 KDB산업은행(5.19%)으로 은행권 지분이 조금 앞선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개인 또는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채권·수익증권·CD(양도성예금증서) 등을 담보로 필요한 자금을 장기 저금리로 대출함은 물론, 공모 및 실권주 청약과 관련해 높은 금리와 함께 주식의 매매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예금상품도 취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