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퇴임 박한철 헌재소장 '탄핵심판 결정문' 이름 올릴까…이론상 가능

입력 2016-12-26 07:36수정 2017-01-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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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철 헌재소장 )
다음달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한철(63·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소장이 퇴임 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는 27일 탄핵심판 2차 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헌재 관계자는 "양 당사자 협조가 원활하면 준비기일이 연내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다음달 초 변론기일이 열려 소추위원과 박 대통령 간 공방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사건 접수일 기준 전체 심판 기간은 두 달 여가 걸렸지만, 7차례의 변론기일은 3월30일부터 4월30일까지 한 달 여에 마무리됐다. 이번 사건은 전례와 달리 미리 준비절차를 열어 쟁점과 증거목록을 추렸기 때문에 빠른 변론 진행이 가능하다는 게 헌재의 설명이다.

일반 법원 재판은 '사실심 변론 종결시'를 기준으로 판결문에 판사 이름을 올리는 지가 결정된다. 마지막 변론기일에 참여했다면 이후 인사이동이나 일신상의 사유로 선고일에 참석하지 못해도 판결문에 이름이 들어간다. 다만 선고일에 참여한 다른 판사들처럼 서명은 같이 기재되지 않는다. '법원실무제요'에서 정한 이 기준대로라면 박 소장은 변론기일을 빠르게 진행할 경우 퇴임하고 난 뒤에 나오는 결정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실제 헌재 내부사정에 밝은 한 법조인에 따르면 박 소장은 가능하면 퇴임 전에 사건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관들도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역사에 남는 선례가 된다는 점을 감안해 가급적이면 9명의 이름이 모두 결정문에 올라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공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변수다.

하지만 헌법재판과 일반 재판을 비교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헌법재판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변론 종결 시점이 아닌 '마지막 평의'를 기준으로 결정문 표기 재판관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론이 모두 끝난 뒤에도 재판관들이 기각/인용 어느쪽에 설 지 '표결'하는 절차가 있어 일반 재판과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이 의견에 따른다면 박 소장이 퇴임 후 결정문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낮아진다.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2004년 4월 30일 마지막 변론이 끝났고, 5월 14일 기각 결정이 내려져 약 보름 간의 시차가 있었다. 여기에는 2004년과는 달리 재판관이 각자 견해를 밝히도록 헌재법이 개정돼 박 소장이 퇴임 전에 미리 자신의 의견만 정한다면 결정문 작성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변론을 따로 열지 않는 대법원의 경우 대법관이 퇴임했더라도 사실상 사건 쟁점에 상당 부분 관여했다면, 판결문에 '대법관 OOO' 형식의 표기를 하고 있다. 실제 지난 9월에 퇴임한 이인복(60·11기) 대법관도 이후 나온 여러 판결문과 결정문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대법관 이인복 퇴임으로 서명날인 불능' 이라는 내용이 함께 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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