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상에 식품업계 ‘수입산 달걀’ 검토 … “통관, 검역 엄격해야”

입력 2016-12-21 17:15수정 2016-12-2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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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롯데마트 서울역점 달걀 코너에 '1인 1판'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롯데마트는 AI(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에 따른 달걀 공급 부족 현상으로 20일부터 판매 수량을 제한했다. (사진=연합뉴스)
식품업계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비상으로 빚어진 ‘달걀 대란’으로 수입산 달걀까지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달걀 공급 대책으로 ‘항공기 수입’을 내놓았지만, 업계는 전례에 없던 일인 데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과정에서 달걀값이 비싸져 완제품의 가격 인상도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AI 여파로 인한 계란 부족 사태의 대책으로 산란용 닭과 달걀을 항공기로 긴급 수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6억 원을 항공비로 지원하며, AI가 발생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수입할 계획이다. 그간 구운 달걀이 소량 수입된 적은 있지만 생달걀이 수입된 적은 없다.

식품업계는 달걀 수급 문제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최악의 상황에는 ‘수입산 달걀’을 고심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SPC 관계자는 “현재 약 30개의 농장 등으로부터 계란 공급을 받고 있어 연말까지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물량 부족 현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정부의 발표에 따라 수입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걀을 사용해 마요네즈 등을 생산하는 오뚜기 관계자도 “업계 전반적으로 계란 수급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전망돼 수입산 달걀을 사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수입이 언제 가능할지 알 수 없는 데다가 수입산 달걀은 국산보다 20~30% 비싸질 것으로 예상돼 업계가 고심 중이다. 신선 식품인 달걀이 수입하는 과정에서 위생과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달걀 수입 자체는 문제없을 것 같지만, 통관이나 검역 등을 철저히 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산이 국산으로 둔갑할 수도 있어 관계 당국의 관리 감독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달걀이 비쌀 경우 달걀이 사용된 완제품의 가격도 결국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AI로 인한 ‘달걀 대란’으로 유통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롯데마트에 이어 이마트는 21일부터 전국 147개 전 점포에서 달걀 판매를 ‘1인 1판’으로 제한했으며, 홈플러스도 이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가로 가격이 인상되고 있어 이마트의 달걀값은 불과 2주일 만에 15.8%나 올랐다.

급식업체 아워홈은 달걀 공급 부족으로 계란 메뉴를 어묵이나 두부 등으로 교체했다.

계란 공급 확보를 위해 ‘사재기’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SPC는 제빵 계열사 구매 담당 부서가 계란 확보를 위해 직원들이 각자 달걀을 사서 모으자는 제안을 내놓았다가 일각에서 ‘사재기’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회사 측은 “애사심으로 직원들이 법인카드로 도매가의 두 배에 이르는 소매가격으로 달걀을 사서 모으는 것”이라며 “이마저도 회사에 손해가 되는 일이라 곧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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