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편의점 도시락 20종 조사…나트륨 배출 돕는 칼륨은 적어
요즘 간편한 한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편의점 도시락 1개당 나트륨 함량이 1일 나트륨 섭취 권고량의 68%가 넘어 먹을 때 나트륨 과다섭취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는 소비자시민모임과 함께 7월 14일부터 8월 22일까지 편의점 도시락 20종의 나트륨 함량을 조사한 결과 도시락 1개 평균은 1366.2㎎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1일 섭취 권고량의 68.3%에 이른다.
시는 "편의점 도시락 한 끼만으로 1일 나트륨 섭취 권고량의 3분의 2 이상을 먹는다는 뜻"이라며 "나트륨을 과다하게 섭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사는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편의점 상위 4개사의 도시락 5종씩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분석했다.
나트륨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CU의 '백종원 매콤돈까스 정식'(2099.6㎎)이었다. 1일 섭취 권고량 2000㎎을 뛰어넘는 수치다.
도시락마다 내용량이 달라서 100g당 나트륨 함량을 따져봤더니 상위 4개 제품이 모두 CU 제품으로 나타났다.
'백종원 매콤불고기 정식'(CU) 429㎎, '백종원 한판도시락'(CU) 380㎎, '달콤달달해 소불고기'(CU) 369㎎, '백종원 매콤돈까스 정식'(CU) 362㎎, '혜리 비빔밥'(세븐일레븐) 360㎎ 순이었다.
100g당 함량이 가장 낮은 제품은 세븐일레븐의 '김치제육덮밥'으로 195㎎이었다.
반면,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 함량을 검사했더니 나트륨 함량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락 100g당 평균 나트륨 함량은 314.7㎎, 칼륨은 113.7㎎으로 조사됐다. 나트륨 함량을 1로 보면, 칼륨은 0.36에 그친다는 뜻이다.
시는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는 영양소로 WHO는 고혈압 예방을 위해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라고 권장한다"며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은 1:1 정도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의점 업계가 나트륨을 줄이기 위한 메뉴 개발 등 노력을 기울여아 한다"며 "칼륨의 충분한 섭취를 위해 육류와 튀김 위주의 메뉴에서 채소 등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메뉴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현행 식품위생법상 편의점 도시락은 '영양성분 표시의 법적 의무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제품 20종 가운데 영양표시를 한 도시락은 10종 뿐이었으며(올해 7월 기준), 이 가운데에서도 4종은 나트륨 표시량과 실제 측정값의 차이가 규정상의 허용 오차범위 120%를 넘었다.
CU의 '백종원 매콤불고기정식'·'7첩 반상'·'백종원 매콤돈까스정식'·'백종원 한판도시락'의 나트륨 실제 측정값이 표시량의 131.2%∼167.5%나 됐다.
CU 측은 "편의점 도시락 제조공정 특성상 수작업이 불가피한 공정이 있어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차를 줄이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시는 전했다.
다만 7월 조사 당시 5종 모두 열량만 표시했던 세븐일레븐은 12월 기준 2종에는 영양표시를 했다. 미니스톱은 11월부터 전 제품에 영양표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편의점 도시락 종류가 다양해지고 식사로 섭취하는 시민이 늘고 있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면서 "소비자가 제품별 영양성분을 비교하고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알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도시락을 영양성분표시 의무 대상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