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2.4% 증가하데 빚 6.4% 늘어…은퇴세대·자영업자 붕괴 위험

입력 2016-12-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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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가계금융·복지조사’… 가구당 원리금 상환액 1000만원 첫 돌파

가구당 평균 부채가 6655만 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6.4% 급증했다. 이 같은 부채 증가 폭은 2013년 7.5% 이후 최대치로, 가구 평균 소득 증가율인 2.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가계부채 위험성의 척도인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도 1년 만에 2.6%포인트나 늘었다. 또 가구 중 절반 이상이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공동 발표한 ‘2016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가구당 평균 자산은 3억6187만 원, 부채는 6655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구당 평균 자산은 전년보다 4.3% 증가했다. 이는 금융자산보다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이 각각 26.0%(9400만 원), 74.0%(2억 6788만 원)로 구성됐는데 실물자산 중 부동산 자산이 5.8% 늘어 2012년 관련 통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것이다.

가계 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4883만 원에 그쳤다. 이 중 세금과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을 빼고 나면 4022만 원이 남았다. 가계소득 증가율은 가계금융·복지조사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12년에는 5.8%를 기록했지만 2013년 4.0% 떨어졌고 2014년부터 2년 연속 2.4%로 집계됐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가구당 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뿐만 아니라 자산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전국 가구의 평균 부채는 6655만 원으로 1년 전(6256만 원)보다 6.4% 증가했다. 2014년(3.3%)과 2015년(3.4%)에 점진적으로 오르던 부채가 올해에는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가계 부채 가운데 4686만 원(70.4%)은 은행 등에서 빌린 금융 대출이고, 금융 부채의 82%(3847만 원)는 주택 등을 담보로 잡히고 빌린 대출이었다.

가구주의 연령대별로는 50대 부채가 8385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30대, 60세 이상, 30세 미만 순이었다. 가구주 종사상지위별로는 자영업자 가구의 부채가 9812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자영업자 가구는 금융부채 비중도 76.7%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자영업자 가구의 빈곤율이 12.9%로 나타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가구당 부채 증가는 결국 가계의 재무건선성에도 위험신호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가계부채 위험성을 알리는 DSR는 26.6%로 올해 처음으로 25%선을 넘었다. 가계가 100만 원을 번다면 26만6000원을 대출 상환이나 이자로 쓰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14년 처음으로 20%를 넘은 DSR는 2015년 24%, 올해 26.6%로 매년 오르고 있는 추세다. 가구당 원리금 상환액(1071만 원)은 올해 조사에서 처음으로 1000만 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면서 국내의 시중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구의 절반 이상은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를 대상으로 노후준비 상황을 조사한 결과, ‘아주 잘돼 있다’(1.3%)와 ‘잘돼 있다’(7.5%) 등 긍정적 답변은 8.8%에 그쳤다. 반면 ‘잘돼 있지 않다’(37.3%)와 ‘전혀 돼 있지 않다’(19.3%) 등 부정적 응답은 56.6%로 절반을 넘었다.

65세 이상 노인층의 빈곤율은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46.9%이고 은퇴연령층(66세 이상)은 48.1%로 나타났다. 노인층 빈곤율이 2014년보다 0.1%p 낮아졌지만, 여전히 노인 2명 중 1명은 빈곤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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