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처해 있는 캐피털 업계가 고수익ㆍ고위험이 특징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어 건전성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캐피털업계 25개사 PF대출은 3조4000억 원에서 올 9월 기준 4조2000억 원으로 1조 가까이 늘었다.
캐피털사 PF대출 규모는 지난해부터 증가 추세다. PF대출은 2010~2014년까지는 2조 원대 머물렀다. 그러다 지난해 말 3조6000억 원으로 급증해 올해 처음으로 4조 원을 넘어섰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3월 기준 가장 많은 PF대출을 한 곳은 롯데캐피탈(8817억 원)이었다. 메리츠캐피탈(4747억 원), IBK캐피탈(3764억 원), 산은캐피탈(3035억 원) 등이 뒤를 따랐다.
총채권 대비 PF대출 규모가 10%를 웃도는 곳은 4곳이었다. 한국투자캐피탈(25.2%), 메리츠캐피탈(19.2%), 롯데캐피탈(15.3%), 동부캐피탈(14.3%) 등이다.
캐피털사들이 PF대출을 늘리는 것은 현 수익상 악화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다.
캐피털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업황이 좋지 않다. 주된 먹거리인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은 신용카드사 진출 등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캐피털사로서는 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금리 상승도 부담이다.
특히 경쟁 열위에 처한 중소 캐피털사들이 PF대출에 더 적극적이다. 이들은 낮은 신용등급 탓에 채권 발행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는 만큼 그 이상의 수익을 거둬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소 캐피털사들이 높게는 10%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위험한 사업장의 PF대출에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캐피털사가 참여하는 지방 사업장은 분양률이 30% 미만으로 상환 위기까지 처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미분양 시 시공사ㆍ증권사의 위험 분담 없이 캐피털사가 고스란히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대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원래 PF대출 시 시공사나 증권사가 1차 리스크를 떠안는 ‘신용보강’이 갖춰져야 한다”며 “현재 캐피털사가 미분양 등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떠안아야 하는 대출 규모가 늘고 있어 건전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