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값이 지난주 이어 또 다시 하락했다. 전매제한 강화· 청약1순위 자격제한 등을 골자로 한 11.3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했다. 2년 만에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하락세다. 재건축 아파트가 0.10% 하락했고, 그 동안 실수요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온 일반아파트(재건축 제외)도 보합에 머물렀다.
서울은 △양천(-0.18%) △강동(-0.17%) △송파(-0.08%) △중랑(-0.05%) △관악(-0.03%) △강남(-0.01%) 등에서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2·13·14단지가 1000만~2000만 원 가량 하락했다. 강동 지역은 11.3대책 이후 투자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재건축 아파트값이 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둔촌동 둔촌주공1·2·3·4단지,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등이 250만~5000만 원 가량 하락했고, 송파는 신천동 진주, 잠실동 주공5단지 등이 500만~1500만 원 가량 내려갔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대책 발표 이전 한달 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91% 오른 반면 발표 이후 한 달 동안 0.05% 상승에 그쳤다"며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대책 이 전 한달 간 0.76% 상승한 반면 대책 이후 한달 간 1.16% 하락했다"고 말했다. 11.3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흐름이 완전히 반전됐다는 설명이다.
전세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가 0.03% 변동률을 보였다. 용산(0.26%)을 비롯해 △서초(0.13%) △양천(0.13%) △구로(0.11%) △마포(0.06%) 등지의 전셋값이 올랐다. 이 중 용산은 월세나 반전세 매물이 대부분으로 순수 전세매물이 귀하다.
반면 △강동(-0.19%) △서대문(-0.09%) △중랑(-0.08%) △관악(-0.07%) △송파(-0.03%)는 하락했다. 전셋집을 찾는 수요가 줄면서 그 동안 상승했던 전세가격이 하향조정 됐다. 강동은 둔촌주공3단지가 2500만~3000만 원 가량 떨어졌다.
서 연구원은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간간히 오던 매수문의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총체적 상환능력평가 시스템이 적용되기 시작한데다 잔금대출 규제, 금리인상 압박 등이 매수 심리를 더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