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對중국 수출의 최종 귀착지 분해’ 보고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라 중국의 내수가 위축되면 우리나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 주력산업인 전자·반도체, 석유화학 등이 타격을 크게 받아 수출 지역 및 품목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對 중국 수출의 최종 귀착지 분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 총수출은 0.36%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중간재 수요 감소가 우리나라 총수출을 0.25% 줄이고 중국의 성장세 둔화에 따른 간접적 영향도 우리나라 총수출을 0.11% 축소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전자ㆍ반도체, 석유화학 등 소재 산업의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산업별 수출 감소율을 보면 전자ㆍ반도체가 0.7%로 가장 크고 석유화학도 0.5%로 높다. 석유ㆍ석탄의 감소율은 0.3%로 나타났고, 전기장비와 기계장비, 철강 등도 각각 0.2%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4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보고서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약해진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에서 최종재 비율이 2009년 16.4%에서 2014년 31.3%로 높아졌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보고서는 미·중 간 교역이 감소하더라도 미국과 다른 국가의 교역이 늘어나면 우리나라가 받는 부정적 영향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가 중국 이외의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을 늘릴 기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의 미국 수출 부진이 중국의 경기 악화로 전이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확대될 수 있으므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전자ㆍ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제조업에 집중된 점을 감안해 수출지역 및 품목 다변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