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국제사회에서 미국 공백 채우려는 의도
시진핑이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내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계획에 관여한 소식통 두 명에 따르면 시 주석은 스위스 국빈방문에 맞춰 다보스포럼 참가를 추진하고 있다.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엘리트들이 총집결하는 자리로 명성이 높다. 시 주석이 참석하면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리더십이 강조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고립주의와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공백을 채우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첫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에는 부정적이다. 이에 반해 시 주석은 TPP를 대체할 역내 자유무역협정을 제시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트럼프와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케리 브라운 중국학 교수는 “시 주석의 다보스포럼 참석은 중국이 외부 세계로 향하려는 열망과 시 주석이 이를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시대를 맞아 미국의 공백을 중국이 채우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간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올해 중국은 다보스포럼에 시큰둥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중국은 대표단으로 국제무대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과 팡싱하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주석 등을 보냈다. 리 부주석은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위원회 상무위원 7명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더구나 올해 초는 증시와 위안화 가치 폭락으로 중국이 다보스포럼에 신경 쓸 여력도 없었다. 그러나 경제와 시장이 안정을 찾고 시 주석이 덩샤오핑 이후 처음으로 ‘핵심’이라는 칭호를 얻으면서 다시 중국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