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차환 어려운 A급 비중 증가..현금상환 늘듯
내년 회사채 만기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탄핵, 조기 대선과 같은 정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을 고려하면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것도 변수다. 이 때문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는데 어려움을 겪을 기업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2017년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 규모는 43조188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40조930억 원에 비해 7.7% 늘어난 규모이자 사상 최대 수치다.
신용등급별로는 시장에서 발행이 어려운 A등급의 만기 규모가 크게 늘어난다. A등급 회사채의 올해 만기 금액은 7조6240억 원이지만 내년에는 10조7520억 원으로 41.0%나 증가한다.
반면 AAA등급 회사채 만기는 올해 7조8450억 원에서 내년 6조1700억 원으로 21.3% 감소한다. 같은 기간 AA등급 역시 17조6040억 원에서 17조5720억 원으로 소폭 줄어든다. 내년 정치 불안으로 기업 환경이 불안해질 것을 감안하면 A등급 회사채의 차환은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기업별로는 SK그룹의 내년 회사채 만기가 3조9520억 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2조3300억 원, LG그룹 2조1000억 원, 삼성그룹 1조9700억 원, 한화그룹 1조2350억 원 등의 순이다.
특히 롯데그룹의 경우 올해 검찰 수사로 회사채 발행을 하지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내년 차환 금액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2400억 원의 회사채를 순상환했다. 이 기업집단이 차환하지 못한 회사채 금액은 내년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금리 상승도 회사채 발행에는 중대 변수다. 미국 도널드 트럼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시장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한국은행도 내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1일 1.451%였지만 같은 달 30일 1.710%로 0.259% 뛰었다. 최근에는 가파른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지만 추세적 금리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의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