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르, 긴축 반발 속에 건설 부당 허가로 탄핵 소용돌이 휘말려…지방정부 부채 42조 원 달해
브라질이 올해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개최 이후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브라질은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을 탄핵하는 등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뤘다. 그러나 미셰우 테메르 현 대통령도 탄핵에 직면했고, 지방정부는 전례없는 재정위기에 휘말리는 등 올림픽 효과는 이미 사라진 상태라고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브라질 야당인 사회주의자유당(PSOL)은 이날 하원에 테메르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했다. 테메르 대통령이 측근인 제데우 비에이라 리마 정무장관이 사우바도르 시에서 건설하는 아파트의 고도제한을 풀도록 문화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에서다. 해당 지역은 역사문화유적지구로 지정돼 10층 이상 건물을 지을 수 없게 돼 있다. 마르셀로 칼레로 문화장관은 지난주 대통령의 압력 행사 사실을 폭로하고 사임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는 데 필요한 의원 수를 확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브라질 검찰은 이번 부패 스캔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미 테메르 대통령은 정부 재정수지 개선을 목표로 고강도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국민의 대대적인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테메르 정부는 최대 20년간 연방정부 예산을 실질적으로 동결하고 과도한 연금을 줄이는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긴축에 반발해 전국 대도시에서 연일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지방정부의 재정난이 확산하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지상파울루는 이날 방쿠두브라질과 카이샤에코노미카페데라우, 경제사회개발은행 등 3대 국영은행에 대한 지방정부 부채 규모가 9월 말 기준 1206억 헤알(약 42조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주와 히우그란지두술 주는 재정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으며 다른 7개 주 정부도 공무원 월급을 제 때 주지 못할 만큼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테메르 정부가 브라질 경제를 살릴지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알베르토 라모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브라질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6%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