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성공의 이면

입력 2016-11-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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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선 자본시장부 기자

“5년간 적자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것은 사상 최초입니다. 미래 성장성을 위한 결정이라고 하는데 그런 애매모호한 규정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상장예비심사가 가능할까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0일, 적자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 912억 원, 영업손실 2036억 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 별도기준 당기순손실도 758억 원에 달한다.

더욱이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앞두고, 상장 규정까지 고쳐가며 애를 쓴 모습이 드러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 지으며 의혹을 제기하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은 결과만 놓고 보면 성공이다. 상장 첫날 시초가보다 9000원(6.67%) 오른 14만4000원에 거래됐고, 당시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9조5277억 원으로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유가증권시장 29위에 올랐다.

그 배경에는 연기금이 있다. 연기금은 상장 첫날부터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연기금은 지난 10일 240억 원, 11일 118억 원 등 25일 장 마감까지 332억 원을 순매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 올해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은 공모금액만 6조 원을 육박했다. 지난해 4조523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반면, 코스닥 IPO시장은 침체기다. 지난해 109개였던 IPO 기업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대부분이 공모가에 미치지 못했다.

코스피는 과거 까다로웠던 심사기준을 완화한 반면, 코스닥은 상장 수 채우기에만 급급한 분위기라는 것이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의 우려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대형 기업들의 승승장구만 계속된다면 그만큼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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