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건설부문, 2018년까지 채권만기 1.25조원.. 분양가 낮아지면 현금 흐름 차질
롯데그룹 건설 부문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 매각에 주목하는 것은 이들 회사의 채권 만기와도 무관치 않다.
특히 롯데물산의 경우 올해 중순 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건설 비용 등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올해 7~8월 3000억 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이를 갚아야 할 시기는 내년 6~8월이다.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 자금인 만큼 현금 흐름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를 갚을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롯데물산과 롯데건설이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분양 성공 여부에 주목하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롯데월드타워의 매각 성공 여부에 그룹이 주목하는 이유다. 내년에도 트럼프 당선 영향으로 채권금리 상승세(채권값 하락)가 지속되면 건설사들은 채권을 현금으로 상환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내년과 내후년 경제 불확실성을 대비해 최대한 현금을 확보해야만 한다. 회사채를 차환할 경우에도 롯데월드타워 분양이 이들 회사의 채권 금리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의 매각가가 크게 낮아지면 건설과 물산의 신용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것은 변수다. 정부가 이달 초 전매제한 기간 연장과 청약자격 요건 강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잠실 지역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하락했다. 잠실 주공 5단지의 경우 전용 면적 76㎡의 매매 가격은 기존 15억5000만 원에서 14억 원 안팎으로 내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일반 아파트와는 다른 고가 매물이긴 하지만 지역의 부동산 가격 형성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의 3.3㎡ 당 분양가가 6000만~7000만 원 선에서 형성되면 롯데그룹 역시 현금 흐름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레지던스의 총 매각 가격은 1조 원 중반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