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017년 말까지 ‘분배 기반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작성하기 위한 내부 작업을 한다. 한국은행이 독점해왔던 GDP 통계 추계 및 발표가 이원화되면서 두 기관이 ‘시너지 효과(상승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관련 부처에 따르면 통계청은 가계소득과 부채 등 분배 지표를 근거로 한 GDP 수치를 내년 말까지 발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통계청은 한은 통계를 기반으로 GRDP(광역지자체 국내총생산)만 생산했지만, 내년부터는 전국 단위 GDP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통계청 GDP의 핵심은 ‘분배’다. GDP는 보통 생산과 지출 그리고 분배라는 3개 항목이 같도록 작성된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 생산한 만큼 지출을 하고 그 지출이 골고루 경제주체들에 분배된다는 가정에 따라 통계가 작성된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한은은 생산과 지출을 위주로 GDP를 산출해왔다. 가령 특정 산업에 대해 현장조사를 나가서 생산량 증가분을 계산하고 이를 GDP에 반영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기업의 생산과 관련된 흐름은 잘 잡았지만, 가계경제와 관련된 분배지표가 과소 반영돼 실제 국민 체감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향후 발표될 통계청 GDP는 기존 한은 GDP의 한계를 보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분배 측면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같은 행정기관인 국세청에서 국민소득과 관련된 자료를 받을 수 있어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통계청은 공유경제 등 기존 GDP에 포함되지 않은 영역을 실태조사를 한 후 GDP 계산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한은도 기존 GDP 통계를 보완하고 있다. 우선 올해 7월부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공유경제와 디지털 경제를 포함하는 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GDP와 같은 양적 지표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 안전 보건 등을 파악하는 질적 지표를 생산하는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이 2011년 ‘삶의 질 지표’ 등 질적 지표를 통해 국민의 삶을 추적한 것과 비슷한 시도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역시 환경계정 등을 만드는 등 앞으로 질적 지표를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두 기관이 GDP(양적 지표)와 질적 지표를 모두 취급하게 되면서 향후 국민경제를 추적하는 통계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