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 최고금리가 연 5%를 돌파한 상품까지 처음 등장했다.
16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2.084%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이전인 8일의 연 1.702%보다 무려 0.382%포인트나 뛰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5년 만기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연 3.079~4.779%에서 무려 0.356%포인트가 오른 연 3.435~5.135%를 기록했다.
6월 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 최고금리가 연 5%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대출금리는 연 2.94~4.24%에서 0.24%포인트가 오른 연 3.18~4.48%를 기록했다. 보름 만에 연 2%대 최저금리가 사라진 것이다.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23~4.53%로 0.1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대 대출이 가능했던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이달 들어 3.03%~4.33%로 전월 말 대비 0.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지난 7월 연 2.66%로 바닥을 친 뒤 8월에는 2.7%, 9월에는 2.8%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 금리 급등세로 볼 때 연말에는 대출 금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이후 트럼프발 인플레이션인 트럼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과 한국의 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는데도 11월 7일 대선 전날만 해도 연 1.8%대에서 안정됐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2%대로 급등했다.
여기에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으로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급등하게 되면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불안한 회복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우리 대출금리까지 끌어올릴 경우 우리 가계는 소득이 정체된 상태에서 금리만 올라 가계 빚 상환 부담이 커지고, 가뜩이나 줄어든 소비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