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채 발행 훈풍에도… 건설사 바라보는 시선은 왜?

입력 2016-11-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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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건설사 회사채 잇따라 발행 흥행…만기 상환비용 커지고 美 금리인상·주택경기 하락 우려

최근 주택시장의 호조세에 힘입어 A 신용등급 건설사들까지 회사채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으나, 해외시장의 부진과 함께 고금리로 인한 건설사들의 부담이 회사채 시장의 온기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현대건설(AA-)은 500억 원 규모의 7년 만기 회사채에 대한 수요 예측을 진행한 결과 발행 예정물량을 모두 소화했다. 최근 현대산업개발(A)도 10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3800억 원이 몰렸다. 비슷한 시기 SK건설(A-)도 500억 원 모집에 850억 원의 기관 수요가 들어왔다. 삼성물산(AA+) 역시 4000억 원 모집에 5000억 원의 수요가 들어오는 등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연일 성공행보를 보이고 있다.

2년 이상 지속되는 주택시장의 호조세에 힘입어 건설 실적이 좋아지는 등 시장의 인식이 개선 조짐을 보이자 건설사들이 앞다투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연초만 해도 건설사들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가 차가워 건설사들은 차환이 아닌 현금상환을 우선했다. 실제로 상반기에 회사채 만기를 맞은 GS건설(3200억 원), 대우건설(2500억 원), 롯데건설(2000억 원) 등은 회사채 발행이 힘들다는 판단에 현금으로 만기 회사채를 상환했다.

올 하반기 들어 건설업계에 회사채 훈풍이 일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건설업종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하락으로 회사채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회사의 평균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건설사들은 이전보다 더 높은 금리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이달 들어 2년 만기 85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SK건설은 이 회사채에 연 4.835%의 금리를 제시했다. 지난해 발행한 2년 만기 공모채에는 4.377%, 사모채에는 4.45%를 약속한 것에 비하면 금리가 높아진 것이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해 7년 만기 회사채에 2.981%의 금리를 지급하기로 약속했지만, 최근 같은 만기로 500억 원을 조달하면서 3.00% 제공을 약속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보다 올해 회사채의 금리가 소폭 떨어졌지만, 지난달 A+등급 민평금리(2.48%)보다 높은 3.053%를 제시했다.

결국 표면적 회사채 발행은 성공했지만, 만기 도래 시 건설사들이 상환해야 할 비용은 이전보다 더 커지는 상황인 셈이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주택 경기의 하락 가능성도 향후 건설업계의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투자 심리의 회복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건설사들이 잇따라 회사채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른 건설사들도 회사채 발행을 고민할 것”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금리인상 우려에 주택시장 상승세가 꺾이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회사채 시장에도 양극화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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