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빼앗길라… 국산차 홈쇼핑 판매에 자동차 영업맨 ‘발끈’

입력 2016-11-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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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비 비중 20% “경쟁되겠나”…유통구조 이해못한 규제완화 지적

국산 자동차의 TV홈쇼핑 판매가 허용됐지만, 완성차업체와 일선 자동차 영업사원들이 실효성 여부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정부는 14일 TV홈쇼핑에서 국산차의 판매를 허용하는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 규정 변경을 예고했다.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18년부터 TV홈쇼핑에서도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수입차와 중고차는 TV홈쇼핑을 통해 구입할 수 있었지만, 국산차는 판매가 제한됐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이번 규제개혁은 수입차와의 역차별을 해결하고 판매 채널 넓혀주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국산차는 수입차보다 판매 점점이 훨씬 많은 데다, 가격 일원화 정책을 운영하고 있어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자동차협회 따르면 국내 BMW 매장은 46개에 불과하다. 벤츠와 아우디는 이보다 적은 38개와 35개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전국에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대리점은 770여 개에 달하고, 한국지엠 역시 전국에 300여 개 지점을 갖고 있다.

국산차 업체들은 전국 어느 대리점에서도 같은 가격으로 차를 파는 ‘원 프라이스 제도’를 운영, 업체의 공식 할인 외의 추가 할인을 받기 어렵다. 유통망 개선을 통해 ‘제조사→판매자→소비자’ 중간 단계인 판매자를 생략하더라도 가격 할인이 여의치 않다는 의미다. 결국 TV홈쇼핑이 새로운 유통망으로 안착하려면 별도의 추가 할인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입차는 수입사가 딜러에게 차량을 넘기면 딜러가 스스로 차량을 판매한다. 생산자 권장 가격이 있긴 하지만, 딜러는 자유재량 안에서 고객과 얼마든지 가격 협상을 벌일 수 있다. 특히 가격에서 유통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달하기 때문에 할인 요인이 국산차보다 크다.

현대차의 한 영업사원은 “TV홈쇼핑과 대리점 간의 가격 차가 클수록 제 값 주고 산 고객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수입차와 국산차의 유통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규제 완화”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완성차 업체 관계자 역시 “대리점과의 가격 형평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국 TV홈쇼핑서 판매하는 차량은 구형 모델이나 소형차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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