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유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조인근<사진>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의 행방이 묘연하다. 그는 오는 28일까지 자신이 상근감사로 재직 중인 한국증권금융에 휴가를 내고 자취를 감춘 상태다.
27일 증권금융 관계자는 “조 감사가 26일에 이어 이틀 더 휴가를 요청했다”면서 “휴가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증권금융에 따르면 조 감사는 청원휴가 5일을 사용할 수 있다. 26일부터 휴가를 사용한 조 감사가 연속으로 휴가를 낼 경우 다음달 1일까지 출근하지 않을 수 있다. 이후부터는 결근 처리된다.
조 감사는 24일 출근했으나 오후께 외부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고, 다음날도 외부 일정을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 자택에도 귀가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담당해 온 조 감사가 이번 사태의 정황을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사석에서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해져서 돌아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날(26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조 감사는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최순실 씨에게 대통령 연설문이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감사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부터 3년 5개월 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내다 지난 7월 건강상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이후 9월 금융관련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증권금융 상근감사로 임명되면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서강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조 감사는 2004년 한나라당 전당 대회 때부터 메시지 담당으로 박 대통령을 보좌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