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는 환율멀미]엔·위안·유로화로 결제선 늘리고 원가절감 체질개선

입력 2016-10-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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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환율 리스크 대비책

최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적극적인 환헤지 전략을 통해 환율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판매시장과 투자지역을 다변화시키는 등 체질 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맷집 세진 수출 기업들…“다각적으로 환율 변동성 대응”=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수출 대표 기업들은 환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환율 효과로 약 4000억 원의 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 측은 “원화가 달러,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긍정적 환영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근과 같이 원화 강세를 보일 경우다.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환율 리스크와 관련한 대응 전략 마련에 꾸준히 힘써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단기 대책에 그치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대응 체계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달러화에 집중됐던 결제통화를 엔화, 위안화, 유로화 등으로 다변화해 환율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원가 절감ㆍ물류 효율화ㆍ구매 합리화 등 경영효율화 활동 강화를 통해 근본적인 체질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또 환헤지 프로그램도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결제선 다변화를 통해 환율 리스크를 낮추고 있으며 해외 금융센터를 중심으로 금융시장 변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무 위험에도 상시 대응체제를 갖추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달러의 결제비중을 줄이고, 유로화나 기타통화를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 등 항공사의 경우 통화 옵션 및 통화스와프 계약 등을 통해 원ㆍ달러 환율 상승 위험을 헤지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원화가치 상승 시에는 유가의 일부 자연 헤지 및 외화부채 상환 부담 감소 등이 이어지며 재무 상황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원화가치 하락 시에는 재무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 감소 추세= 기업들의 다각적 노력으로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기업가치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로 판매 시장과 투자 지역이 다양화되면서 환율 리스크 역시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판매 시장과 생산 지역이 다변화하면 ‘지역·통화 간 포트폴리오 효과’로 인해 환율 영향이 줄기 때문이다. 또 외화 차입과 선물환 거래 확대 등도 환율 영향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의 90%가 수출인 기업의 경우 환율이 떨어지면 수익성 역시 악화할 수밖에 없어 사실 환율과 관련해 뚜렷한 대비책은 없다고 본다”며 “기술 개발에 힘써 제품 경쟁력을 키우는 것만이 가장 근본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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