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다음주 초 유럽 해운사에 컨테이너선 5척 인수 타진”

입력 2016-10-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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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이 이르면 다음주 초 유럽 주요 해운사들에 컨테이너선 5척에 대한 인수 의향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 노선 물류 시스템과 해외 자회사 7곳, 컨테이너 선박 5척, 노선 담당 인력 등을 매각한다는 공고를 냈다. 한진해운은 해상에 떠있는 화물 하역과 부채 상환, 회생을 위한 자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법원은 이달 28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은 뒤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기업들에 예비 실사 기회를 줄 예정이다. 본입찰은 내달 7일로 예정돼 있다.

소식통은 WSJ에 한진해운이 다음 주 초쯤 컨테이너선 5척 매각을 위해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라인과 스위스 MSC 등 업체에 인수 의향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이자 머스크라인의 모회사인 A.P.몰러 머스크는 지난달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자사를 분할해 해운과 물류 사업에 주력하는 한편, 에너지 사업에서 철수할 방침이다. 세계 2위 해운사인 스위스의 MSC도 기업 인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이 내놓은 아시아-미주 노선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이달 중 인수의향서(LOI) 접수와 함께 예비 실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적 선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국 정부와 한진해운 주채권자인 KDB산업은행은 현대상선의 한진 자산 인수를 지지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KDB는 현대상선의 주채권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대상선이 한진 자산을 인수할 경우, 현재 추진 중인 머스크·MSC로 구성된 해운동맹 ‘2M 얼라이언스’ 가입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와 MSC는 현재 한진의 자산을 사들여 시장 점유율을 늘릴지 아니면 현재에 그대로 머물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경쟁사인 현대상선을 2M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면 태평양 지역 루트를 공유하는 이득을 안기고, 선박은 물론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기항지도 공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 언론은 머스크와 MSC가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공백이 생긴 미주노선을 현대상선에 부여하기보다는 직접 선박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지난달 롱비치항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줄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지난달 일주일 넘게 롱비치항에서 한진해운 선박이 입항이나 하역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전체 물동량의 12.3%를 차지한다.

한진해운은 지난 8월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분기 말 시점 한진해운은 부채 규모가 42억 달러였다.

한진해운은 12월까지 파산법원에 사업 지속 가능성과 유동성 계획을 담은 회생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한진해운은 법원이 아시아 역내 운항을 계속하도록 회생 계획을 승인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법정관리 신청 전 한진해운은 세계 7위 해운사로 태평양과 대서양 루트를 통하는 무역을 책임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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