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7거래일 연속 위안화 평가 절하
중국의 지난달 수출입이 예상 밖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현재 미국 달러화에 대해 6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위안화 가치에 대한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세관 격인 해관총서가 이날 발표한 지난 9월 수출은 위안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인 2.5% 증가를 벗어나는 것이며 전월의 5.9% 증가에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또 중국 수출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에 그쳐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 5.5%와 전월의 10.8%를 밑도는 증가폭을 나타냈다.
무역수지 흑자는 2783억5000만 위안(약 47조6765억 원)으로 역시 전월의 3460억 위안과 시장 전망 3645억 위안에 못 미쳤다.
지난달 수출은 달러화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10.0%, 수입은 1.9% 각각 줄어들었다.
수 트린 RBC캐피털마켓 아시아 환율 전략 대표는 “중국 무역지표 부진은 글로벌 무역량의 뚜렷한 둔화와 일치한다”며 “중국은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 위안화 평가 절하는 가장 낮은 비용으로 무역부진에 대응할 수 있는 조치다. 이미 중국은 이달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고 나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이코노미스트인 필딩 천과 톰 오릭은 보고서에서 “이날 지표는 위안화 약세로 중국이 강한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미국 가계 소비가 살아나면서 수출이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견해에 반대되는 결과”라며 “수출 감소로 위안화 가치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공포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클 에브리 라보뱅크 금융시장 대표는 “수출 감소는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강 리스크를 강조하고 있다”며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 전망과 함께 중국은 부동산 버블과 거대한 정부 부양책에 간신히 경제가 떠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BOCI인터내셔널의 주치빙 수석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가치 하락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져도 앞으로 2개월간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수출은 10월에 긍정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 이르면 이때부터 크리스마스 주문이 온다”고 낙관했다.
올 들어 위안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3.4% 하락했다. 이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13개 통화로 구성된 통화바스켓 대비 위안화 가치를 나타내는 위안화 지수는 6.2% 밀렸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위안화를 평가 절하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