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후 주식스와프…지배력 강화 효과적
지난 2013년 효성가 2남 조현문 씨의 효성 지분 대량 매도로 오너가 지분율이 크게 흔들렸던 효성그룹은 최근 장남인 조현준 사장과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이 지속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효성 오너가의 지분율은 37%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조석래 효성 회장이 향후 자신의 지분을 증여할 경우 막대한 세금문제에 봉착하면서 또 다시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조 사장 형제가 주식 매입자금을 대부분 주식담보를 통해 차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효성이 오너 일가의 효율적인 그룹 장악을 위해 순수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도 효성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의 핵심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순수지주사 체제라고 할 수 없다. 순수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은 지금까지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단 번에 해결해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효성을 순수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함으로써 오너가는 적은 지분으로도 순수지주사의 지분을 대량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조현준 사장 형제의 지분 매입은 지주사 전환을 대비한 사전포석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향후 분할된 사업회사와 지주사 간 주식 스와프가 이뤄질 때를 의식해 선제적으로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할 전 지분을 사서 스와프를 하면 지주회사 지분을 두 배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세특례제한법 적용이 2018년 12월로 만료되는 점도 효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임박했다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제38조에 따르면 대주주가 주식을 현물출자함에 따라 지주사로 전환하는 경우, 그 현물출자로 인해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출자 대가로 받은 지주사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양도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이연해 주게 돼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지주사 전환까지 최소 8개월에서 1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효성의 경우 내년 중 지주사 전환을 공식적으로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도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의 지분율이 비슷하기 때문에 독립경영을 원할 경우 지주사로 전환할 수 밖에 없다”며 “중공업이나 산업자재 부문을 분할하고 신규법인 상장으로 두 형제간 지분을 스와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한편 효성가에서는 아직까지 정해진바 없다는 입장이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지배구조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모두 추측일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