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본질 ‘카오스’] 간편결제서 송금·대출·자산관리까지… 경계 사라진 금융 서비스 ‘핀테크’

입력 2016-10-0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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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증권 등 전 금융영역 통합 전망… 15년 안에 20억 명 모바일 금융 이용할 듯

파괴적인 발상을 가진 핀테크 스타트업이 기존 금융시장의 체계를 무너뜨리며 금융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구축하고 있다.

간편 결제나 송금 등 금융사의 마케팅 서비스로 국한됐던 핀테크 기술은 최근 대출이나 신용평가, 자산 관리 등 정통 금융업무까지 기술이 접목되면서 금융시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형 은행들이 모바일뱅킹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카드사 간 오프라인 상권과 연계한 이른바 ‘O2O 플랫폼’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유명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로봇이 주식투자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 어드바이저스’가 도입되는가 하면 몸값이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를 넘는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핀테크의 발달로 은행과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 영역의 경계가 사라지며 하나로 통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핀테크 서비스가 개인의 실생활에 앞으로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온라인·모바일 뱅킹이 활성화되면서 각종 수수료가 저렴해지게 되고 언제 어디서든지 통장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계획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빅데이터를 이용한 핀테크를 통해 소비와 투자 패턴을 분석하게 되면 저축과 투자가 쉬워질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자선재단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앞으로 극빈층도 모바일 뱅킹 등 핀테크를 통해 금융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재단은 향후 15년 안으로 전 세계 20억 명의 인구가 휴대폰으로 은행계좌를 만들고 돈을 저축하고 쓸 것으로 내다봤다.

핀테크가 금융업계의 판도를 흔드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씨티그룹은 지난 3월 ‘디지털 붕괴(Digital disruption)’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핀테크 발달의 영향으로 향후 10년 안에 유럽과 미국 은행업계 직원의 30%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핀테크 기술 개발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외부 기관과의 협력에 보수적이었던 금융기관들도 협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은행 10곳 중 6곳은 핀테크 업체들과 파트너십 체결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4곳 중 1개 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 인수도 고려하고 있다. 핀테크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컨설팅업체 액센츄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핀테크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67% 급증했다.

그렇다면 핀테크 분야에서 선두국가는 어디일까.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시장조사업체 비주얼캐피탈리스트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핀테크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핀테크 분야 유니콘 기업이 총 27개인 가운데 미국 업체는 14곳, 중국은 8곳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8개의 기업 기업가치 총액은 미국 14개 기업을 합친 것보다 세 배 이상이다.

하지만 핀테크 분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최근 주목받는 홍채인식 등 바이오인증 기술의 보편화는 편리함을 높여주지만 생체정보가 유출되면 피해는 더욱 치명적이다. 주민번호 등 기존의 개인정보는 유출 시 다른 번호로 대체하는 등의 보완이 가능하지만 생체정보는 한번 유출되면 대체할 수 없기 때문. 핀테크 스타트업의 성장이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니콘으로 성장하게 되면 몸값이 너무 비싸 거품을 경계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반면 기업공개(IPO)에 나서기에는 업계 분위기가 아직 성숙되지 않아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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