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유력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임기 만료일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임 인선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유력한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과 같은 국책은행으로 금융당국의 고위관료가 행장으로 내정될 가능성이 크다.
현 전 수석은 주택은행 노조위원장, 한국노총 본부장을 거쳐 2004년 부산시장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한 뒤 18대 국회의원, 정무수석까지 지낸 인물이다. 현 전 수석이 특별한 자리에 있지 않아 인사 파동은 크지 않다.
그러나 기업은행 노조가 현 전 수석의 내정설이 돌자 낙하산 인사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권선주 은행장의 임기가 3개월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후임 은행장 후보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거론되고 있다”며 “정권 말임에도 불구하고 노골적으로 보은인사를 하겠다는 노림수에 절대 굴하지 않고 끝까지 낙하산 저지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전날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고경영자(CEO) 내부 경영승계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 행장에게 “외부행장이 들어왔을 때와 내부에서 승진하는 것 중 기업은행을 위해 어느 쪽이 낫다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하자, 권 행장은 “아무래도 내부에서 승진하는 쪽이 업무파악을 하기 쉬울 것”이라고 답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도 “중소기업은행법에서 정하진 않더라도 기업은행이 승계 규정을 독립적으로 만들면 낙하산 인사가 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권 행장이 주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행장이 내부 경영승계 프로그램 도입을 시사했지만, 이를 시행하기엔 남은 임기가 턱없이 부족하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은 최소 2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지는데 권 행장의 임기는 12월 29일까지로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운영상 정부 입김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금융당국 임원이 은행장으로 오면 외풍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