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및 안정성은 ‘개선’
기업 성장이 2년3개월째 뒷걸음질하며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분위기다. 반면 경기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안정적인 기업운영에 치중하면서 안정성과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5년말 외부감사대상법인 기업 1만 5947개 중 3062개 업체를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 올 2분기(4~6월) 법인기업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9% 줄었다. 이는 2014년 2분기 -2.9%를 기록한 이래 마이너스 행진(2015년 1분기부터 기존 상장기업 기준에서 외부감사 기업 기준으로 변경)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2.0%)와 비제조업(-1.7%) 모두 매출액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중 석유ㆍ화학은 -6.7%를 기록했고, 금속제품과 기계ㆍ전기전자도 각각 -2.0%, -1.8% 떨어졌다. 비제조업에서는 전기가스가 13.4%로 하락폭이 컸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화학 기업의 감소세가 컸고, 조선사들의 수주 저조는 관련업계까지 부진하게 만들었다”며 “비제조업은 전기요금 인하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전년 2분기 -5.7%에서 올 2분기 -2.3%로 감소세를 지속했고, 같은기간 중소기업(2.0→-0.2%)도 감소로 전환했다.
△ 원/달러 상승ㆍ유가 하락에 수익성 개선, 1000원어치 팔아 63원 남겼다
유가하락과 환율 상승은 수익성 개선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외감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5.8→6.3%) 및 매출액세전순이익률(5.3→5.6%)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1000원어치를 팔아 63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석유화학, 금속제품, 운송장비, 전기가스, 건설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6.5→7.1%), 비제조업(4.7→5.1%)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제조업(6.1→6.5%), 비제조업(4.1→4.3%) 모두 올랐다.
업종별로는 비금속광물과 석유ㆍ화학의 영업이익률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8%, 11.0% 올라 상승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구 및 기타와 식음료담배, 금속제품도 각각 9.4%, 8.4%, 7.3% 올랐다. 비제조업에서는 전기가스와 건설이 각각 9.3%, 6.0% 상승했다.
최 팀장은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다수업종에서 늘었는데, 석유화학의 경우 환율 상승과 유가 마진 상승이 영향을 미쳤고, 건설업은 주택경기 호조가 바탕이 됐다”고 분석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이 모두 상승했다.
△ 안정성은 ‘개선’은 ‘속 빈 강정’
안정성은 소폭 개선했다. 기업들의 투자 부진에 차입금을 줄인 까닭이다.
2분기말 외감기업의 부채비율은 95%로 1분기 97.7%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차입금 의존도도 25.1%에서 25.0%로 낮아졌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이 1분기 70.7%에서 68.3%로, 기계전기전가는 5.29%에서 51%로 낮아졌다. 전기가스(143.4→133.2%)와 건설(169.2→162.7%)도 개선됐다.
다만, 부채비율 하락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가 감소한 영향이다. 투자를 줄이며 자금 수요가 크지 않았던 점이 지표상의 개선으로 나타났다.
최 팀장은 “이 기간 회사채 발행 실적이 마이너스 3%로 나왔다”며 “기업들의 투자 부진에 자금 수요가 크지 않았던 부분이 부채비율 개선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