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의 동귀어진(同歸於盡)… 임단협 둘러싼 파업으로 2조 손실

입력 2016-09-2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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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내수점유율 역대 최저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일으키며 ‘너 죽고 나 죽자’는 동귀어진(同歸於盡)의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여파로 지난달 현대차의 월간 내수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자칫 근로자와 사측이 모두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될 위험이 높아졌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임단협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이 5월부터 4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차량 생산 차질은 약 8만7200대로 1조9300억 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노조는 이날과 23일에도 각각 6시간, 4시간 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라 손실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3년 2조2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임금피크제를 양보한 사측의 결단에도, 지금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아야겠다는 주장을 바꾸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잠정합의안을 놓고 전체 조합원 4만96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78.05%의 반대로 잠정안이 부결되면서 재차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은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앞서 노사는 올해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기본급의 350%에 330만 원을 더한 성과·일시금 △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 △현대차 주식 10주를 지급하는 잠정안에 합의한 바 있다.

문제는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차량 판매실적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 장기화에 따른 여파로 ‘안티 현대차’ 분위기까지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인터넷 카페 게시판 등에는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는 현대차의 장기 파업에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시름했던 회사에 파업은 하반기 경영전략의 악재로 꼽힌다. 현대차 8월 기준 내수점유율은 전달 36.7%에서 33.8%로 축소됐다. 내수점유율 33.8%는 공식 집계 이후 사상 최저치다.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겪으며 전년 동월 대비 17.6%의 판매가 감소한 탓이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설립 이후 올해까지 4년을 제외하고 연례 파업을 벌였다. 파업 일수는 431일, 자동차 생산 차질은 135만여 대, 매출 차질은 15조 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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